괴물 같은 보컬리스트
얼마 전에 도어즈에서 음악 듣다가 Asaf Avidan을 알게 됐다. 괴물 같은 보컬리스트다. 작곡도 잘 하고 연주도 잘 하고 스타일도 죽이지만, 목소리가 특히 진짜 아주 많이 끝내준다. 오티스 레딩 같기도 하고, 제니스 조플린 같기도 하고, 밥 딜런 같기도 하고, 로버트 플랜트 같기도 하다. 팔색조.
뮤직비디오들도 하나같이 좋다. 찾아보니 영상학과 출신. 이쪽에도 재주가 있었는지 학교 다닐 때 작업한 결과물로 상을 받은 적도 있다. 그것도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영화제에서. 밴드 시작하기 전에는 에니메이터로 일했다고 한다.
아직 세계적으로 엄청 유명한 아티스트는 아니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실력 있다고 다 유명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렇지만 알게 된 이상 살면서 가끔은 찾아듣게 될 것 같은 목소리다.
부모님이 외교관이어서 세계 곳곳을 떠돌았다. 예루살렘, 자메이카, 뉴욕, 텔아비브. 역시 사람은 성장기에 좀 떠돌아 줘야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인가. 실제로 본인을 ‘이스라엘 아티스트’가 아니라 ‘이스라엘 출신 아티스트’로 규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고.
아래 링크들 중에서 하나 정도는 클릭해 봄직하다. 시간은 이왕이면 밤이 좋겠다. 술 마시고 들으면 더 좋겠다.
Reckoning Song (One Day). Asaf Avidan 노래 중에서 제일 유명한 곡이다. 분명히 라이브 영상인데 아무리 봐도 라이브 같지가 않다. 이 사람 라이브 영상이 다 그렇다. 가창력이...
뮤직비디오가 진짜 멋있다. 보면서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이 생각났다. 도대체 이런 영상은 누가 만드나 해서 찾아봤더니 Vania Heymann이다. 콜드플레이의 ‘UP&UP’ 뮤직비디오도 이 사람 작품이다. 광고 영상도 만들던데, 나중에 트레바리 잘 되면...꿈 같겠다.
Asaf Avidan이 왜 ‘괴물’같다고 했는지는 이 영상을 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4분9초짜리인데, 시간이 그야말로 ‘순삭’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