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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Dec 22. 2017

김승섭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2017년 12월 21일, 명동에서

2017년 12월 21일, 명동에서 김승섭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비장해지면 세상을 못 바꾼다. 사람들은 즐거운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한다. 소수자들과 연대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비장해질 때가 있지만, 최대한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본인이 있어야 할 전선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봄직한 모든 일들을 한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과감하게 포기하고,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트레바리 클럽장도 지금 못 한다ㅜㅜ)


학자의 길을 직업으로 선택하면 잘해야만 한다. 그래서 정말 빡세게 해서 잘할 수 있는 학생들만 받으려고 한다. ‘김승섭 랩 출신들은 정말 제대로 빡세게 공부 잘 배운 우수한 인재들이다’라는 꼬리표를 달게 하고 싶다.


막막함에 익숙해져야 한다. 연구를 포함해 없던 걸 만들어낸다는 건 언제나 부족하고, 모자라고,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 뭘 하더라도 정말 잘하려면 주7일로 빡세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얘기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거나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밥먹으면서도, 샤워하면서도, 걸어다니면서도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절대로 좁힐 수 없을만큼 크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을 정도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80점 이상이면 붙는 시험에서 40점 맞아서 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개의 경우 79점 맞아서 떨어진다. 인생은 원래 1점짜리 싸움이다. 돌아보면 좋은 기회들은 모두 ‘지나친 노력’의 결과였다. 아쉬움들은 모두 한끗 차이 때문이었고.


잘못된 게 있을 때, 그걸 비판하면 갈등이 생긴다. 갈등이 시작되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차라리 좋은 케이스를 만들어서 그걸 자랑하는 게 더 낫다. 그러면 구린 건 알아서 도태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책'으로 꼽길 주저하지 않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제 시작인 것 같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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