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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Aug 01. 2018

무조건적인 친구보다는 조건적인 친구

친구들이 떠나갈까봐 늘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다

언제나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친구가 꼭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는 친구보다는 조건적으로 내 편을 들어주는 친구를 더 좋아하고 또 신뢰하는 편이다. 애초에 ‘무조건’이라는 게 존재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조건적인 애정과 지지가 (어른의 경우) 자존감을 높여주기보다는 향상심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존경하는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분명 윤수영과 가까운 사이고, 윤수영을 많이 좋아하고, 윤수영에게 도움이 되려고 늘 노력하겠지만, 만약 내가 변하거나 또는 윤수영이 변해서 서로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서 있는 지점과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지면 멀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러한 확률이 낮아 보이므로 나는 윤수영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깊은 우정을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람과 친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성숙한 우정이란 상대가 잘못을 했거나 부족한 점이 있을 때 현명하게 지적을 해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는 관계라 믿는다. ‘괜찮아, 넌 늘 최고야’ 같은 말은 듣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현실을 올바르게 직시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나는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 나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면서 저지르는 대부분의 실수는 진실과 진실이었으면 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길테니 말이다. 


또한 나의 소중한 친구들은 만약 내가 영 몹쓸 놈이 되어버리면 나를 떠나버릴 사람들이면 좋겠다. 그러니까 나는 나의 친구들의 나와의 관계보다 나와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면 좋겠다. 친구들이 떠나갈까봐 늘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늘 악착같이 좋은 사람이기 위해 발악하는 삶을 살고 싶다. 


물론 아직 젊어서 그런 거다, 그래도 살면서 무조건적인 내 편이 한둘은 있어야 한다, 너가 배가 불렀지, 같은 이야기에도 공감하고 또 동의한다. 아무튼 지금은 이렇다는 소리소리카소리ㅣㅣ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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