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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직활동가 Feb 18. 2018

솔직하게 자신을 마주보기

<솔루션 저널리즘> _ 2월 모임 전 / 독후감

이번에 읽은 <미디어 씹어먹기>는 만화책이지만 어려웠다. 우선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각 사안을 분절적으로 이해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나 ‘저널리즘’을 떠올릴 때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반가웠다. 저널리즘 이론가 월터 리프먼의 말이다. 


과감히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더 숭고한 저널리즘의 원칙은 없습니다

언론을 ‘사회 권력’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언론은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 문제를 꼬집고, 비리를 들춰내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최근 KBS가 미투 운동을 드러내놓고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너져버린 언론에 대한 신뢰는 어쩌면 카메라 앞에서 정의를 외치면서도, 일상에서 선배라는 이름으로 성폭력을 일삼는 ‘기자’의 이중성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직업인으로 요구되는 소명과 덕목은 한 개인으로서 맞지 않는 옷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시민들이 언론에 요구하는 것은 명료하다. 올곧게 살아달라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인 진실은 ‘내부고발자’가 아니면 문제 제기마저도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돼버린 것 같다. 내부적인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라는 프레임도 여전하다. 그런데 과연 구조 안에 있는 당사자가 제 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또는 그 업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사악한 기계가 정신을 지배한다는 망상’인 인플루언싱 머신, 언론이 정신적인 질병을 일으켰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상을 보여주고 전달하는, 온갖 ‘거울’과 마주하고 있다. 뉴스공급자가 편향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과거에는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오늘날 시민들은 TV만 보면서 속고 있을 수 없다. 현상에 대한 평가를 언론에 맡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언론마저도 경제 권력과 유착된 이익단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거울’을 바라보지 않는다. 직접 행동하고 참여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론에만 주어진 것이 아니기에 뉴스를 제공하는 역할만으로 언론은 시민들을 절대 만족시킬 수 없다. 


이제 시민들은 스스로 거울이 되거나 후원하고 싶은 언론이나 ‘신뢰할 수 있는’ 기자에게 특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미션을 부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미디어로 권력이 재분배 되지 않을까. 더 이상 미디어는 시민보다 우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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