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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직활동가 Jan 14. 2018

민주주의의 보루가 '미디어'라고?

<트레바리_ 모임 전/ 독후감>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는 직업이다. 최근 <미디어 오늘>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를 보면 기업이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http://beta.mediatoday.co.kr/140753)


'기사는 돈으로 막을 수 있다'


많은 기업의 홍보팀은 취재하는 일선 기자를 넘어, 그 위에 있는 데스크나 해당 언론사의 경영진과 '딜'을 해버린다. 나는 솔직히 언론과 미디어가 같은 뜻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미디어'라고 하니 뭔가 더 학문적인 개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복수의 기자들과 '언론계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특히 금융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그러면서 나름의 결론을 얻기도 했다. 거친 생각일 수 있으나 내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일선 취재기자가 쓴 기사들은 회사의 방침과 이익에 따라 취급된다'


단독 기사를 쓰면 해당 기자에게 10만 원을 주는, 20년 가까이 된 전문지도 있었다. 자괴감은 온전히 기자의 몫이었다. 이런 내용을 수시로 듣는 내 입장에서는 사실 <미디어 구하기>의 내용이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렸다. 시사인을 구독하고, 민언련과 뉴스타파에 후원하고 있지만 적어도 내가 몸담은 '금융'에서는 언론이, 또 미디어가 제 몫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기업의 홍보팀, 더 나아가 그룹 차원에서 투입되는 자본 앞에서 과연 소규모 미디어와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역할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미디어는 자본에 길든 '애완견' 같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언론에게 야성을 찾으라고 한다. 실현이 가능한 걸까.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가 대부분인 언론사에게 "독자를 통해 수익모델을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현시점에서 가능할까. 줄리아 카제가 말하는 '비영리 미디어 주식회사'를 직접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앞선다. 공공재라고 일컫는 언론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야 나도 이 분야에서 일조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원문은 http://trevari.co.kr/book_reviews/19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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