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미안함을 담은 사랑의 표현>
<나는 너를 품었고, 너는 나를 살렸다>
잊을 수 없는 날들을 기록합니다.
사랑이 남긴 상처와 다시 살아가게 한 온기에 대하여.
※ 이 브런치북에는 반려동물의 죽음, 이별, 강한 감정 묘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토토에게는 미안한 게 많다. 어릴 때는 반려견에 관한 정보도 너무 적었지만, 누나들이 무지해서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초등학생 때는 잘 놀아줬지만,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 때 입시 준비를 하면서는 놀아주는 시간이 줄었다. 함께하는 시간은 물론이고 산책하는 시간도 줄었으니까. 강아지에게 산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던 거다. 노즈워크만으로 다 채워질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같이 있었더라면 떠난 후 덜 후회하지 않았을까. 토토에게 더 신경 썼더라면 우리의 이별을 조금 늦출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토토가 엄마를 가장 좋아한 건 같이 보낸 시간이 제일 많아서일 거다. 마음 약한 엄마는 토토가 원하는 건 누나들 몰래 뭐든 줬을 거고, 낮잠 잘 때도 꼭 붙어서 잤을 테니까.
내 삶에서 힘든 시기에는 토토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았으면서, 내가 해준 건 별거 아닌 것뿐이었다. 새롭고 맛있는 간식이랑 새롭고 신기한 장난감만 주면서 잠깐이라도 놀아주는 게 다였으니까.
돌이켜보면 좋았던 것보다 미안한 것과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게 이별이 아닐까 싶다.
동네 병원만 믿지 말고 진작 큰 병원에 가서 한 번이라도 건강검진을 제대로 해줄걸. 아무리 힘들어도, 난리를 쳐도 산책만큼은 자주 해줄걸. 사소한 것 하나하나 기쁘고 좋은 것보단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뿐이다.
그래서일까.
토토에게 해주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담아 세 아이에게는 더 잘해주려고 노력 중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세 마리 다 산책을 해준다. 집에 적응한 이후로 집에서 절대 배변을 안 하는 카노는 실외 배변이라 하루에 1~2번은 무조건 나간다.
산책할 수 없을 만큼 안 좋은 날씨에는 우다다를 좋아하는 젤리와 설탕이를 옥상에 데리고 가서 뛰어논다. 둘은 내가 두 팔을 들어 “와아앙!”만 해줘도 신나는 애들이라 놀아주기는 쉽다.
그리고 1년에 최소 1번은 무조건 건강검진을 한다. 노령견에 접어든 카노는 2번, 심장병이 있는 젤리도 1~2번, 아직 어린 설탕이는 오빠들 할 때 한 번씩 가서 하고는 한다. 토토 때처럼 손도 못 써보고 보낼 수 없다는 생각과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니까.
물론, 예전에 토토가 가던 동물병원은 다신 가지 않는다. 더 가까운 다른 병원을 찾았고, 가벼운 증상이나 예방접종은 그쪽으로만 간다. 그리고 건강검진은 무조건 24시 큰 병원에서만 한다. 그래야 더 정확한 검사와 결과를 들을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더 늘렸다. 웹소설 작가 특성상 집이나 카페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엔 같이 있어 주려고 한다. 딱히 뭔가를 함께하는 건 아니더라도 집에 엄마가 같이 있다고 느끼게 하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게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안고 병원으로 달려갈 수 있으니 오히려 집에서 작업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재택근무의 장점 중 하나는 일하다가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다는 거다. 아이들과 놀아주기, 정확히 말하자면 설탕이한테 공을 던져주는 게 전부이긴 하다. 게으른 젤리는 누워서 구경하고, 카노는 저 멀리 엎드려 구경도 안 하고 관심도 없으니 말이다.
공에 미쳐있는 설탕이는 공 하나만 던져줘도 물고 오며 잘 놀고, 가끔 장난감 집에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 놀자고 한다. 열정적으로 놀아주면 신나서 꼬리가 춤을 추듯 빠르게 좌우로 휙휙 움직인다.
가끔 젤리가 신날 때는 외동일 때 놀아주던 것처럼 놀아주고는 한다. 인형을 던지면 잘 안 물어 오고 뺏으라며 놀리는 것 같은 젤리 때문에 터그 놀이가 최고다.
대부분 젤리가 신나면 설탕이까지 신나 우다다 파티가 돼서 나는 슬그머니 빠져도 둘이서 잘 논다.
또, 내가 토토를 떠나보내며 가장 후회했던 것.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해줬던 게 떠올라 아이들에게는 속삭여주고는 한다.
내가 세 아이의 엄마지만 지금도 크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어색한 건지. 애들이 자거나 누워있을 때 귓가에 아주 작게 속삭여준다.
우리 예쁜 첫째 카노, 우리 애기 젤리, 우리 막내딸 설탕이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