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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May 16. 2021

나는 여전히 어휘력이 낮다

글쓰는자의 삶

고등학교 언어영역 끽해야  5등급,

책을 읽다가도 모르는 어휘가 많아 다 읽어내는 데 시간 소요.

내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던 표현억제형 인간.


그렇게 어휘력이 낮았던 나는 논문을 쓰고 블로그를 하면서 낮아졌던 자존감이 올라갔었다. 특정 부분에 결핍이 있다고 해서 그 분야에 속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나는 매 순간 내가 어휘력이 낮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내에서 게시판 상담으로 문장을 만들어내야 할 때,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데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누구나 알만한 어휘들을 나는 모르고 있을 때,

인스타그램이나 글을 읽어나가면서 모르는 단어들이 불쑥 나타날 때,

타인과 대화에서 맥락을 읽어내지 못할 때,


이 외에도 다양한 순간에서 나는 어휘력이 낮다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타인과의 소통 속에서 나의 결핍감이 보이지만

소통을 멈출 수가 없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내기 위해 글을 쓰나

글을 써내려 가는 과정 속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지 못하는 답답함을

또다시 겪어야만 하지만

그렇게 써 내려가는 글 속에서 나의 에너지가 고갈되지만

나는 글 쓰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작가라서 해서 무조건 글을 잘 쓰는 것도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다


어휘력이 바닥이라고 해서 무조건 글을 못 쓰는 것도

배움이 낮다고 해서 글을 못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을 쓰는 것은

끝없는 자신과의 투쟁이다.


작가도 끝없는 투쟁사이 글을 써내려 나가고

어휘력이 낮은 자도 끝없는 투쟁사이 글을 써내려 나간다.


나는 여전히 어휘력이 낮다.

그렇다고 어휘력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쓰지는 않는다.

어휘력은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1년 전에 비해 지금의 나는 나름 어휘력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나는 어휘력이 낮다.

아마 1년 뒤에 나 또한 여전히 어휘력은 낮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휘력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나와 투쟁하기 위해 글을 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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