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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Nov 12. 2021

막장인생 일보 직전

촛불 하나

자, 이 글을 클릭했다는 건 막장인생을 살고 싶다는 뜻이겠지? 그렇담 환영이야. 나도 마찬가지거든.


왜 막장으로 살고 싶을까?

이유를 말해 뭐해.

힘들어 죽을 것 같으니까 막장으로 살고 싶은 거지.

그렇다면 왜 막장으로 살고 있지 않은 걸까?

이유를 말해 뭐해.

네가 네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이지.



누군가 앞에서 인생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나도 고리타분한 이야기 같은데, 너의 인생이 그랬는걸. 연상 앞에서 인생 이야기하면 '어린 자식이'라는 말을 들을 테고, 연하 앞에서 인생 이야기하면 '꼰대'라는 이야기를 들을 테고, 동갑 앞에서 인생 이야기하면 '고리타분한 녀석'이라는 평가를 받으니 너의 인생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야. 모두가 살아내고 있는 인생인데, 왜 그 중요한 인생 이야기를 하면 그런 대우를 하는 걸까.



자, 너의 이야기를 무엇이든 꺼내보아.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려줘. 그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싸움을 했고, 어떤 사람을 만났고, 어떤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상처가 남았고, 얼마나 고생을 했고, 그 안에서 얼마나 울었고, 그로 인해 얼마나 아팠고, 그로 인해 얼마나 힘들었고, 그래서 현재 너는 어떤지, 현재 너는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모든 것을 들려줘. 지금 너의 심정은 어떤지, 너를 죽이지 못해 안달 난 환경으로 인해 얼마나 괴로운지, 그래서 막장으로 달려 나가고 싶은 너의 심정을 들려줘. 지금껏 올곧이 살아왔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너의 삶으로 인해 다 던져버리고 떼려 부시고 싶고, 차마 근처에 가지도 못했던 삶 속으로 뛰어들어가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싶은 너의 심정을 들려줘. 매일 매 순간 막장을 향한 마음이 하늘을 찌르지만 어찌어찌 참아내어 죽을 것만 같은 하지만 그런 너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그래서 이 마음을 지키고 싶은 너의 심정을 들려줘.


나에게 들려주면서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는 거야. 네가 원하는 세상, 네가 살아보고 싶은 세상,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세상, 네가 어떤 선택을 해도 나무날 것이 없는 세상, 그 세상을 그려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네 안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던 너의 세상이 그곳에서만큼은 너로 가득해. 하지만 그 세상을 너의 삶으로 가져오지는 말아줘. 너도 알다시피 현실의 인간은 간사해서 막장으로 흘러가는 예술세계는 감탄하면서 막장으로 흘러가는 한 인간의 삶은 비난하기 마련이니까. 참 이상하지. 막장 드라마는 모두가 반드시 챙겨보고, 막장 예술은 모두가 감탄하면서 막장 인생은 모두가 비난해. 결국 모든 것이 인간의 삶이 투영된 것인데 말이야. 그래서 막장으로 살아가고 싶어도 막장으로 살아가지를 못한 채 괴로워하며 사는 자들이 많이 보여.


그래서 나는 막장으로 살고 싶어 하는 너의 그 마음이 궁금해. 그리고 막장으로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너의 마음도 궁금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 안 그래도 힘들게 살아왔을 너의 인생, 계속 버티고 노력하고 바르게 살기 위해 마음을 다 잡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 하루에도 수십 번 다 던져버리고 싶고, 무엇이든 내지르고 싶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싶고, 남들이 뭐라 하든 네 욕구대로 하고 싶을 텐데 그 마음을 잘 다스려 살아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결코 쉽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너의 인생이지만, 막장인생이 아닌 마지막 순간에 너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남들이 뭐라 해도 너 자신에게만큼은 떳떳한 그런 삶을 살아내었으면 좋겠어.


https://www.youtube.com/watch?v=U6sZxxbqg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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