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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Dec 31. 2020

따뜻함으로 살아냈던 날들

네 안의 따뜻함을 지켜줘

이번년도 생은 어땠니. 힘들지 않았니. 언제나 꽃길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이보다 더한 힘듦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악의 힘듦은 매번 그 경지를 뛰어넘지 않았니. 그러는 와중에도 너는 용케도 잘 살아내었구나.


어떻게 살아내었니

죽을 것만 같은 상황들이 수도 없이 들이닥치고, 쉴만하면 너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지금까지도 힘들었던 삶을 겨우겨우 살아냈는데 그 이후의 포기하고 싶었던 삶들을 어떻게 살아내었니.

하나의 생을 놓고 보자면 너무나도 짧을 순간들이지만, 너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길었던 그 순간들을 어떻게 살아내었니.


남은 탓하고 싶지는 않았니

너를 탓하고 싶지는 않았니

인생을 패대겨치고 싶지는 않았니

분명 그러고 싶은 순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았을 거야. 아니 우주의 별처럼, 아니 그보다 더 많았을 거야. 하지만 너는 그런 순간들에서 조차도 너를 소중히 여기고, 남을 소중히 여기려고 애썼구나.


지금 이 순간 너는 어떤 마음가짐이니

혹시나 너를 탓하거나 남을 탓하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다면, 종이에 너의 마음을 마음껏 휘갈겨 써서 불로 태워버리렴. 너무나도 힘들 너의 삶 안으로 들여 감당하게 하지 말고 종이에 하고 싶었던 모든 말들을 써낸 뒤에 아무도 보지 못하게 태워버리는 거야. 누군가를 향한 비난은 결국 너를 또다시 상처 낼 테니까.


이번해를 돌아보니 너를 탓하고 싶은 순간들이 분명 많을 거야.

너무 늦게 알게 된 이야기를, 서툴러서 잡지 못했던 기회들, 어쩔 수 없었던 환경들, 고지식하게 행동했던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끊임없이 너를 괴롭히고 너에게 화살을 쏘게끔 만들 거야. 화살이 잡힌다면 그 화살을 쁘게 색칠하여 너에게 큐피트를 날려보면 어떨까.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너의 시선이지. 세상이 아무리 널 가혹하게 대해도 너 자신에게만큼은 널 따뜻하게 대해줘. 네가 널 따뜻하게 대하지 않으면, 아무도 너를 따뜻하게 대하지 않을 거고, 세상을 바라보는 너의 시선조차도 따뜻하지 않을 거야. 남들이 뭐래도 너만큼 너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타인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봐줘. 혹여나 너의 따뜻함을 세상이 업신여기거든 그 따뜻함을 분노로 바꾸지 말고, 필요한 대상에게 건네줘. 그렇게 타인으로 인해 너의 따뜻한 세상을 망가뜨리지 말아 줘.


따뜻함을 지켜내느라 고생했던 수많은 날들

그 따뜻함이 있었기에 세상이 살만한 것 아니겠니

올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았다


앞으로의 순간들을 살아갈 때 오늘을 기억해

따뜻함으로 살아내고 있는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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