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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Jan 17. 2021

암흑의 밤을 부드럽게 녹여주지 않을래?

죽어가는 너에게

모두가 자고 있는 깜깜한 시간, 홀로 잠들지 못해 참으로 힘겹겠구나


오늘은 어떤 일로 잠을 못 드는 것이니. 너를 그렇게도 괴롭히는 것은 무엇이니. 겨우 잠이 들었을 때 다시 잠에서 깨게 하는 것은 무엇이니. 잠들어 있는 시간만이 네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건데, 편히 살아가지 못하고 있어 삶이 힘겹게 느껴지겠구나.


남들은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고 이제 그만 몸을 쉬어주게 하기 위해 잠을 청한 다지만, 너에게 있어서 수면은 너를 더 괴롭히는 수단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자꾸만 치고 들어오는 수많은 생각들과 감정 속에서 너 자신이 싫을 지경까지 올 것만 같아. 오죽 힘들었으면 잠을 할 수 있는 온갖 방법 들을 다 취해보고, 심지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까지 복용하게 되었을까. 분명 나의 생각과 나의 감정인데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네가 미치게 싫어지기도 할 거야. 통제를 할 수가 없다면 너의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아이들과 대화를 해보아. 네 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넘치고 넘쳐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시간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니 말이야. 지나가버린 사건들 속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 네가 상처 받았던 이야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을 다 해보는 거야.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시간이 힘겨운 시간이 아니라 너를 알아주는, 그야말로 너를 사랑해주는 시간이 될 거야.


어떤 날은 많이 힘겨울 수도 있어. 죽을 만큼 괴로울 수도 있어. 눈물이 끝도 없이 흐를 수도 있어. 내일을 생각하면 그만 자야 하는데 아직도 이러는 너 자신이 미치도록 짜증 날 거야. 너 자신에게 짜증내기보다는 네가 끌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네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내뱉어 보아. 이야기하다 보면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누군가가 그립기도 할 거야. 그 마음을 알아줘.  그렇게 네 마음을 알아주다 보면 조금씩 방법들이 보이기도 할 거야. 남들이 해주는 말은 신경 쓰지 마. 너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너의 인생이고, 네가 살아갈 인생이고, 네가 느끼는 감정이잖아.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은지 너 자신에게 물어봐. 그렇게 잠들지 못하는 너의 외로운 밤을 가장 행복한 밤으로 만들어 보아. 아픈 순간도 있겠고, 눈물범벅이게 되는 순간들도 있겠고, 심장을 찌르는 고통만 가득한 순간들도 있겠지만 다 쏟아내고 나면 너에게 부드러운 밤이 될 거야


혹시 악몽을 꾸게 되었거나 가위를 눌리게 되었다면 노래 한곡을 틀어놓고 자신을 위로해줘. 그만큼 많이 애쓰고 있고,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많이 위로받고 싶다는 뜻이니까. 그 상황에 압도되어 자신을 계속 괴로워하게 두기보다는 바로 옆에 있는 핸드폰을 켜서 유튜브든 멜론이든 들어가서 가장 끌리는 음악에 그 순간을 맡겨버려. 어쩌면 한동안은 눈물이 멈추지 않을 거야. 계속해서 악몽이 떠오르고 이상한 물체가 내 옆에 있는 것 같고, 누군가가 널 공격할 것만 같은 느낌이 계속 들 거야. 하지만 잊지 마.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현실은 끊임없이 음악들이 널 위로하고 있다는 것을. 음악이 널 위로하고, 그 컨텐츠를 만든 사람이 널 위로하고, 이 글을 쓴 누군가가 널 위로하고, 수많은 댓글들이 널 위로하고, 음악을 켠 네가 널 위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 위로의 마음들을 받아서 고통스러웠던 너의 밤을 부드럽게 채워줘.


악몽이 끊이지 않게 생각나거든, 생생한 너의 악몽을 그대로 기록해봐.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모든 악몽은 비현실적인 분명히 존재하고, 네가 두려워하는 특정 대상이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니, 그것을 인지하게 된다면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야.


모두가 자고 있어서 너무나도 외로운 너의 밤을 너만의 시간으로 채워나간다면, 그 밤은 그 어떤 밤하늘의 별보다 빛이 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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