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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귤씨 Feb 21. 2023

철학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켜준 책, 『니체의 말』 리뷰

나에겐 조금 조심스러웠던 책이자 철학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해 준 책, 니체의 말 리뷰다.


니체의 말은 니체의 책 내용 중 핵심만 짜깁기해서 삶, 사랑 등의 카테고리 별로 정리한 책이라 그가 가져온 생각과 신념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한 페이지가 몇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힘들지 않게 훌훌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출퇴근 이틀간 2 회독이 가능했다.


우선 들어가기 전 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난 사실 크리스천으로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하는 안티크리스천으로만 기억되어 왔다.


근데 철학이란 자고로 ’인간을 잘못된 사상, 잘못된 생각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고자 하는 학문‘이 아닌가. 그런 철학의 대표 인물을 안티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어떤 사람인지 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해 많은 비판 혹은 칭송들이 있지만 니체에 대해 알아본 바로 그는 신이라는 초월적 가치로 인해 인간을 나약한 존재로 구조화시키는 것을 타파하려고 주장했던 사람 같았다.


이 주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뒤에 얘기하기로 하고,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니체는 듣던 대로 화끈했다. 장황하게 설득하는 방식이 아닌 '이렇게 해야해.' 부터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다만 결국 니체가 내린 결론만 나오다 보니 어떠한 배경에서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각각의 책을 들춰봐야 알 것 같았다.


그가 한 말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하지만 그가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에서는 분명하게 배울 점이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매일의 역사를 만들라는 부분이었다.



현재인 오늘 하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것이 매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p.84 매일의 역사를 만들라


최근에 친구가 해준 말 중에 인상 깊었던 말이 있었는데, 뭘 할지 고민이 될 땐 내가 주인공인 영화에서 기대되는 전개를 생각해 보라는 말이었다.


나라는 영화 주인공의 하루를, 나라는 역사책의 일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하니 하루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고 또 매일이 영화를 만들고 역사책을 써 내려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하루가 근사하게 느껴졌다.


오늘 하루도 참 근사한 하루였구나!
내일 시작할 하루도 참 근사한 하루일 거야!


나는 이 스토리의 결말이 시작보다 훨-씬 멋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스토리가 끝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책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도전하고 더 생각하고 더 고민하고 더 배우고 더 느끼고 더 기억하고 더 베풀며 살아야지. 오늘도 다짐했다.




적어도 한 사람에게 적어도 하나의 기쁨을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훨씬 빨리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말도 참 좋았다.


내 꿈은 단편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조금이라도 더 살 만한 세상이 되는 데 기여하는 것인데 매일 기쁨을 주고자 하는 마음과 다짐을 품고 산다면 그 꿈을 매일 조금씩 실현하는 과정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 행동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말이 너무 희망적이어서 기분이 좋기도 했고, 평소에 내가 얼마나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나 반성하기도 했다.


오늘 하루도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경쾌한 마음을 가지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는 말도 내 감정을 긍정적으로 환기시켜 주는 말이라 좋았고, 성장시키는 교제를 지속하며 나를 상당한 인물인 양 착각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마음먹기도 했다.






책을 본 후, 니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내가 이런 마음을 유지하는 데 종교의 영향이 매우 크고 종교가 없었다면 이런 마음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애초에 선한 영향력이라는 꿈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 같다. 그냥 저,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세요 했을 것 같다. 그래서 니체는 대단하다. 어떻게 종교 없이 저런 마음이 샘솟았을까? 그 원천은 어디에서 나왔던 걸까? 의문이 들었다.


또 철학에 대해 찾아보면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가 맞는데. 이 구조를 왜 이리 부정하고자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크리스천의 관점에서 보자면 내 영역 안에서 휘두를 수 있는 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 영역 밖의 일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그 사실에 국한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 신앙이라는 믿음에 힘입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철학에서 얘기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해방시키는 방법이 기독교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만 보고 니체를 평가하기도, 철학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얘기하기도 부끄럽지만 어떤 배경에서 저러한 생각들이 등장해 왔는지 궁금해졌고 들었던 질문들을 풀어나가 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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