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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귤씨 May 09. 2023

5월 첫째 주 일기

게으름쟁이 귤씨 / 정신없는 한 주 / 팀장님이 면담을 걸어오셨다

이번 주 에피소드

1. 게으름쟁이 귤씨
2. 정신없는 한 주
3. 팀장님이 면담을 걸어오셨다






1. 게으름쟁이 귤씨


    네, 안녕하세요. 게으름쟁이 귤씨입니다. 껄껄. 월요일과 금요일을 침대에서 보내 일기에 무슨 내용을 쓰지 고민했던 나는 결국 일기를 밀리고야 말았다. 그래도 아예 스킵하지 않고 쓰는 노력은 가상하긴 하다.


왜 이렇게 미뤘지 생각해 보면 일단 쓸 내용이 딱히 없었다. 뭐 그냥 특별한 일도 없었고 특별하게 든 생각도 없었고 평소에 하던 일, 평소에 하던 생각 똑같이 하면서 지냈다. 음 인생 노잼 같달까.


요새 제일 재밌는 일을 꼽자면 책 읽는 건데, 회사에서 내 본분을 제대로 못 하는 느낌이라 집에 와서도 맘 편히 책 읽는 게 안 돼서 안 읽게 되고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도 않으니 인생이 재미가 없었다. 저번 주는 그랬다. 개발도 막 재밌어하던 때가 있었는데 암튼 요즘은 아니다. 왜 이러지. 일단 방치해 두는 중.


내가 내 인생이 너무 재밌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때는 여러 가지가 갖춰져야 하는데 요즘은 그중 한 가지씩이 빠져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내 생활이 만족스러우려면 나는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만한 일을 하고, 그 성취를 인정받고, 앞으로 더 좋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내 개인적인 궁금증을 위해 책을 읽는 과정이 있어야 된다. 또 가만히 누군가를 좋아도 하고 사랑도 할 때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데 요새는 겁이 좀 많아져서 그 행복도 웬만하면 느끼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유는 ‘미워하는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다른 글에서 풀어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요새 회사에서 성취감을 잘 못 느끼기도 하고 여러모로 정리도 안 되고 특별하지도 않은 요상한 생각들 때문에 하염없이 미루지 않았나 싶다. 아 생각 좀 그만하고 싶다.



2. 정신없는 한 주


    특별한 일이 없었다는 전 단락 말과 상반되게 정신없는 한 주긴 했다.


월요일엔 옷을 한 뭉탱이 버렸다. 20살 때 입던 프릴이 있는 블라우스와 땡땡이 무늬의 아방한 원피스들도 모두 처분했다. 그동안 옷을 둘 곳이 없어 자꾸만 침대에 쌓이곤 했는데 옷을 거의 내 키만큼 버렸더니 방이 깨끗해졌다. 미니멀한 삶이 최고야.


또 회사 건물을 옮겼다.


모니터 기가 막히게 잘 가렸다


이동한 자리가 창가 자리에 뷰도 좋고 나름 구석자리라 맘에 들었다. 이번에 이동하면서 모션 데스크로 바뀌고 자리도 깔끔해져서 너무 좋았다.


목요일엔 신사에서 친구들을 만나 막걸리랑 홍초소주를 마셨다. 한 명 더 왔는데 오기 전에 우리끼리 찍어버려서 이거라도 올린다.



정신없었던 건 무엇보다 대출 관련해서 이거 저거 할 일이 너무 많았어서 그게 정신이 없었다. 제출할 서류들의 종류, 양식들을 올리고 수정하고 다시 제출하고 다시 전화받고 다시 올리고 임대인 분께 연락드리고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곤 금요일, 토요일 둘 다 그냥 뒹굴뒹굴거렸다. 마냥.



3. 팀장님이 면담을 걸어오셨다


    아, 정말 정말 원치 않는 상황이었다. 먼저 물어보시기 전에 경과를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팀장님께서 먼저 물어보시게 내가 만들었다. 어지간히 나도 무관심했네 싶고 다시 정신 차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내가 잘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큰 목표를 잘게 쪼개는 것인데, 가지를 쳐내고 근간이 되는 핵심을 단계적으로 배워나가야 하는데 나는 주로 큰 목표를 세우곤 가지 붙들고 싸울 때가 많다. 근데 더 큰 문제는 내가 붙들고 싸우던 게 가지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정작 핵심을 물어보면 물음표가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멍청하게 공부하다가 아무것도 말할 게 없는 상황이 된 느낌이었다. 앞으로는 핵심을 리스팅 해서 단계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흑흑 머리야 힘내.






늦었지만 그래도 올렸다. 몰라 힘내 귤씨. 여러분도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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