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부법>을 읽고
한다고 하는데 왜 성적이(성과가) 안 오르는 걸까?
학생이라면, 또는 학창 시절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흔히들 생각한다. 전교 1,2등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서울대 갈 사람은, 부자로 살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당신의 방법은 틀렸다!’. ‘내’가 틀린 게 아닌 ‘방법’이 틀렸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누구나 공부하는 방법만 제대로 알면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성장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방법을 꽤나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전한다.
책 <완벽한 공부법>은 내가 즐겨보는 자기 계발 유튜브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 씽큐베이션 1기에 합류하게 되면서 읽게 됐다. 사실 유튜브에서 신박사님과 고작가님을 통해 귀에 못이 박히게 듣던 얘기들이다. 그래서 따로 책을 읽지 않았었는데 확실히 영상보다 남는 건 책이다. 책으로 읽으니(게다가 서평을 써야 한다는 전제가 붙으니) 훨씬 개념 정리도 잘 되고, 나의 페이스대로 학습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소개되는 공부법은 <믿음>, <메타인지>, <기억>, <목표>, <동기>, <노력>, <감정>, <사회성>, <몸>, <환경>, <창의성>, <독서>, <영어>, <일>까지 총 14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총분량이 어마 무시한 506페이지에 이르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례와 실험, 연구결과를 담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뻥! 이 아닌 검증된 사실이라는 것.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큰 전제는 ‘뇌의 가소성’이다. 책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쓰면 쓸수록 그 부분이 발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책을 자주 읽으면 독서를 점점 잘하는 뇌로 바뀌고, 스마트폰을 자주 보면 산만한 뇌로 구조가 변한다는 것이다. 보통 스마트폰을 보면 시간을 뺏겨 책을 읽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뇌의 구조 자체가 점점 책을 싫어하게 된다는 거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 아이가 책을 읽을 때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게 아닌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내용을 건너뛰기도 한다고 한다. 뇌의 가소성은 큰 의미가 있다. 특별한 천재만이, IQ가 높은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나 노력을 하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서를 많이 하면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학습된 무기력 때문에 잘 안 된다. 책의 <믿음> 장에서는 그럴 땐 작은 도전의 성공부터 맛보라고 한다. 가령 고금리의 빚부터 갚아나가는 게 아니라 총액수가 적은 빚부터 빠르게 갚아버리라고 한다. 그러면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기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점은 나도 참 많이 느끼고 있다. 처음엔 내 이름으로 글을 써서 온라인상에 올리는 일이 참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하나둘 구독자가 늘어나자 자신감이 생겼다. 작은 성공을 맛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용기를 내어 서평을 올렸고 10:1 경쟁률의 치열한 이 독서모임에 참여할 기회까지 얻게 됐다. 작은 시도와 그에 따른 성공은 이렇게 항상 그다음 단계를 선물하곤 한다.
<메타인지>는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아는 능력을 뜻한다. 사람들은 흔히 내가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메타인지를 제대로 해야 나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게 맞는 학습전략을 세워야 같은 시간이라도 효율적으로 공부한다.
<기억>에서는 단기 기억과 장기기억 개념을 '기억'해야 한다. 단기 기억은 쉽게 말해 휘발되는 기억이다. 우리는 공부를 하기 위해 인터넷 강의를 보고 반복적으로 읽는 학습을 많이 한다. 이러한 학습은 ‘뇌의 작업대’인 단기 기억저장소에 살짝 올려만 두었다가 이내 사라진다고 한다.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어 온전히 나의 지식으로 만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 바로 인출! 내 머릿속에 넣었던 정보를 끄집어 내보는 것이다. 시험이나 퀴즈, 토론, 발표, 글쓰기와 같이 말이나 글로 표현해 보기는 괴롭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리고 한 가지 과목을 하루 종일 공부하는 것보다 두 가지 이상을 번갈아 보는 게 더 머릿속에 남는다는 꿀팁도 나온다. 이 또한 뇌에겐 미안하지만 뇌가 힘들기 때문이다. 힘든 연애가 잊기 힘들 듯 공부도 힘들어야 머릿속에서 오래도록 달아나지 않는다.
<환경> 설정도 중요하다. 나는 독서를 많이 하고 싶어서 올해 초 내 방을 카페처럼 꾸몄다. 못생긴 인체공학 의자가 아닌 카페에서나 볼 법한 귀여운 가죽의자를 샀다. 공부를 하려면 일단 책상 앞에 앉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름 효과를 느끼던 중 이 외에도 내 방이 공부를 하기에 정말 최적의 환경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책에 따르면,
창문 가까이에서 일하면 햇볕을 많이 받아 창문 쪽이 아닌 자리의 사람보다 잠도 잘 자고 생산성이 증가한다. 주변에 식물이 있으면 뇌가 편안해져 주의집중에 좋다.
이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다. 완독 하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렇게 서평까지 쓰고 있다. 나는 이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의 절반이 환경설정이었다고 본다.
이 외에도 아웃사이더와 혼밥이 우리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이유, 유산소와 근력운동 중 공부에 더 도움이 되는 운동은? 같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용해보고 그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나와 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와 함께!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법을 알아야 한다. 나는 거의 모든 공부법에 대한 비법이 이 책에 집약돼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한 WRAP프로세스를 남겨본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활용해볼 법하다. 최근 용감하게(?) 퇴사를 하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내 동생에게 이 내용을 카톡으로 보내줬다. 역시 공부는 써먹어야 제 맛이다. 동생의 도전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자신 있게 결정하라>의 저자 칩 히스, 댄 히스 형제의 WARP 프로세스
1. 선택 안은 충분한가? Widen your options?
- 1개를 할지 말지 결정하기보다 2개 중 어떤 게 나은지 고르는 게 성공확률이 높다. 선택 안을 늘리는 것만으로 의사결정 실패율 20% 내려간다.
2. 검증의 과정은 거쳤는가? Reality-test your assumption?
- 확증편향(답정너)에 빠지지 말고 숲과 나무를 보라.
숲은 이론, 통계, 전문가 견해를 뜻함
나무는 관련 업자 직접 만나 들어보기
3. 충분한 심리적 거리는 확보했는가 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
- 나의 친구가 이 회사를 선택한다면 나는 뭐라고 할까?
4. 실패의 비용은 준비했는가? Prepare to be wrong?
- 플랜 B, 플랜 C, 나아가 플랜 Z까지 생각해보라.
그래야 실패했을 때 그것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