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이 뜸한 이유는 늘 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끈따끈한 신간 <어른의 문장력>이 나왔습니다. 매일 쓰는 문장인 카톡이나 SNS, 이메일을 센스 있게 쓰는 방법을 일러줍니다. 저의 경험담을 녹인 자기계발 에세이입니다.
저에겐 네 번째 책으로, 전작 <어른의 문해력>이 5월에 나왔으니 약 6개월 만에 신간이 나온 셈이지요.
"전작이 나온 지 얼마 됐다고 또 출간이냐"
"대충 쓴 것 아니냐"
"책 쓰는 AI냐"
하는 분이 가끔 계세요.
1.
제목만 보고 <어른의 문해력>의 속편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어른의 문장력>은 <어른의 문해력>과 거의 비슷한 시기인 작년 초에 계약한 책입니다. 즉 1년 반 동안 두 권을 동시 집필했습니다. (두 책 출판사가 다릅니다. 블랙피쉬와 더퀘스트, 둘 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문서출판사죠. 저는 행운아입니다!)
두 번째 책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는 출간까지 총 1년이 걸렸기 때문에 저도 이 일정 안에 두 권 집필이 가능할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가능하더라고요. 책 한 권에 1년 걸린다고 책 두 권에 2년 걸리지 않습니다. 두 책은 서로를 돕습니다. 1번 책 자료조사를 하다가 2번 책에 쓸만한 내용을 발견합니다. 2번 책에서 쓰려했던 내용이 흐름에 안 맞아 버리려다가 1번 책에 딱 맞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2.
'대충 쓴 것 아니냐?'에 대한 물음은 책을 읽어보시면 저절로 답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본 글쓰기 관련 책 중에 최고로 유용했다'라는 평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요. (그래요, 만날 서평만 찾아봅니다.)
3.
1년 반 만에 책 두 권을 출간하는 것도 빠른 편이긴 하죠. 어떻게 가능했느냐. 저는 밥 먹고 자는 시간, 강의하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책 쓰는 AI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보통 주말은 쉬었지만 요즘은 주말에도 글을 써야 하는 날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비결이라면, 저는 10년 넘게 방송작가로 일했습니다. 마감 노동자로 살아왔죠. 생방송 원고를 일주일에 한 편씩 찍어내기도 했습니다. 글을 뽑아내는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글쓰기 노동자로 15년 동안 살면서 마감을 어긴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은 저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땡글님 / 별아해 님이 예쁘게 찍어주신 <어른의 문장력> 사진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쯤 하고요.책을 좀 더 상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저는 글쓰기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수강생에게 무엇이 힘든지 여쭤봅니다. "카톡을 잘 쓰고 싶어요" 하시는 분이 꽤 있습니다. 매일 밥 먹듯 쓰는 카톡을 잘 쓰고 싶다니 무슨 말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가 갑니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 글로 소통하다 보면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저 역시 대면이나 전화보다는 카톡으로 소통하는 일이 가장 많습니다. 코로나 이후 더 하죠. 오픈 톡방에서 온라인 모임도 많이 하는데요. 여러 성향의 사람들 대화가 오가니 미소 짓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루뭉술한 단어를 사용하여 재차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죠. 오해가 쌓이다가 자연스레 멀어지는 관계도 있습니다.
회사 메신저, 업무 이메일은 더합니다.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기 편할 대로 씁니다. 그리고 오해하면 상대방을 탓하죠. '왜 못 알아듣지? 문해력이 달리나?' 자신의 문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너무 사소하고 얄궂어서 어디 가르쳐주는 데도 없고요. 눈치껏 알아서 쓰는 게 당연한 분위기죠.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입니다. 문장력만 제대로 갖춰도 업무시간이 쾌적합니다.
'이런 것까지 알려준다고?' 하는 것들을 책에 담아봤습니다. 그러려고 저의 부끄러운 실수들도 공개했습니다. 저 역시 완벽한 '어른의 문장'을 쓴다고 자신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우리가 문장을 쓸 때 잊지 말아야 할 요소들을 기억합니다. 유려하고 고상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활한 소통, 기본만 되어도 삶이 지금보다 수월합니다. 잘 풀립니다.
배려 깊은 '어른의 문장력'을 쓰면 당신에게 행운이 자주 찾아올 겁니다. 그것만은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