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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Oct 25. 2019

내 글을 누가 볼까 두려운가요?

우리가 글쓰기를 망설이는 이유


글을 써서 온라인상에 올리는 일은 아무래도 용기가 필요하다. 나 역시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어봐야지’ 했던 다짐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우리는 무엇이 두려워 미루는 걸까?


우선 아는 사람이 혹시라도 내 글을 보는 게 걱정됐다.

쓰는 글에 나와 내 주변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나는 구체적인 글을 쓰고 싶고, 그러다 보니 경험에서 나오는 소재가 대부분이다. 에피소드에 얽힌 인물은 당연히 가명을 쓰거나 일부 각색해서 쓰지만 그래도 혹시나 알아차릴까 염려된다. 욕을 쓰는 건 아니지만 직접 일일이 확인한 건 아니니까. 그렇다고 매번 10여 년도 더 된 일을 허락받고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글쓰기 실력에 자신도 없었다.

10년 넘게 방송작가로 글을 썼지만 나 자신이 크게 드러나진 않았다. TV를 보는 시청자는 화면 속 프로그램 구성(프로그램 짜임새, 순서, 하다못해 소품까지)에 작가의 손길이 닿았다는 사실을 알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작가가 쓴 글은 아나운서, 성우, 연예인이 대신 말한다. 시청자는 나의 글을 자연스레 ‘그들의 생각’이라고 믿는다. 방송작가는 숨어있는 화자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필명을 사용하더라도 글을 쓴 주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우주의 별만큼 많은 세상에, 나의 부끄러운 글 실력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러웠다.


블로그 자체를 만드는 일도 벽이었다.

여전히 ‘한글’ 문서로만 작업을 하는 나에게 블로그 대문을 만들고, 카테고리를 나누고, 태그를 다는 일은 생각만 해도 귀찮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기본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나도 파워블로거처럼(?) ‘그럴싸한’ 공간을 갖고 싶었다. 다행스럽게 이 고민을 브런치가 해결해줬다. 지난 2월부터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내가 특별한 공을 들이지 않아도 ‘그럴싸한’ 공간을 마련해줘서 글을 쓰는 데만 집중하면 됐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위에 두 가지 고민도 괜한 우려였음을 깨달았다. 내 지인들은 내가 굳이 링크를 전달해줘도 내 글을 안 읽었다(잠깐 눈물 좀 닦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내 글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글쓰기 실력은 여전히 자신이 없다. 다만 내 글을 재미있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기에 나의 개성을 살리고 색깔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글을 쓰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욕심 아닐까. 종종 악플 비슷한 것이 달려, 뜨거운 주전자에 덴 듯 깜짝 놀랄 때도 있다. 반박이 필요할 때는 댓글을 달거나 그럴 가치조차 못 느끼면 지우면 그만이다. 때로는 놓치거나 부족한 부분을 배우기도 하니 감사하다. 물론 가슴이 쓰리긴 하다. 그렇다고 수만 가지 장점이 있는 글쓰기를 그만두면 나만 손해 아닌가.


지금도 쓸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에라 모르겠다’하고 하나만 써서 인터넷상에 올려보자. 첫 댓글이 달렸을 때의 짜릿함을 느껴보자. 쓰다 보면 안다. 그동안 괜한 고민을 했음을. 더 일찍 쓰지 못한 것을 후회될지도!




[연습문제]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를 주제로 글을 써볼까요?





다음 매거진 글은 'dahl' 작가님의 <슬기로운 브런치 생활>입니다. '브런치'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 내일 오전 10시에 만나보세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 하지만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지 막막하시다고요?  <<매일 쓰다 보니 작가>> 매거진을 구독하세요.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다진 6명의 작가가 동기부여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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