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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Nov 01. 2019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

보고 있나 악플러, 내가 바로 보살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까지는 온라인 글에 댓글을 단 적이 없었다. 공감이 가거나 내 의견과 반대인 글을 읽어도 항상 무플로 대응했다. 귀찮았던 게 가장 컸고, 내 의견을 밝히는 게 괜스레 부끄러웠다. 그렇게 오랜 시간 꼭꼭 숨어서 남의 글을 ‘읽기만’ 했다. 가끔은 감명 깊은 글을 만나면 용기를 내 댓글 창에 장문의 글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저장’이나 ‘등록’ 버튼을 누르는 대신 백스페이스로 귀결했다.


글을 써서 넷상에 올리다 보니 운명처럼 ‘악플’을 만났다. 아직 인신공격이나 쌍욕처럼 심각한 악플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비아냥 수준의 악플은 가끔 만난다. 인터넷 은둔자였던 나는 악플을 다는 사람이 참 신기하다. 우선 정성스럽다. ‘어떻게 하면 글쓴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까?’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심지어 브런치 제안 메일로 한 줄짜리 악플이 온 적도 있다. 글에 직접 달아도 되는데 친절하게 ‘제안’을 주신 거다. 공개 비난을 하는 것까지는 자제한 배려심이 느껴진달까(?)


아무튼 정성스럽게 단 악플을 발견하면 우선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어떤 때는 ‘댓글이 달렸습니다’라는 알림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몇 번 반복되니 지금은 조금 태연해졌다. 무뎌진 걸까. 이 또한 글쓰기를 하면서 얻은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대처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아주 말도 안 되는 악플은 무시한다. 지워버리거나 악플의 허점을 지적하여 대댓글로 망신을 준다. 하지만 이 또한 마음이 불편하므로 결국 며칠 후에는 지워버리는 게 속 편하다.


또 다른 방법은 거친 표현과 메시지를 분리해본다. 악플보다는 비판이라고 생각해본다. 우습지만 악플러의 의도를 최대한 헤아려보는 것이다. ‘왜 이런 말을 굳이 썼을까’, ‘그저 자신의 욕망 배출일까’, ‘나에게 어떠한 가르침을 주려는 것일까’ 등등. 고민하다 보면 내가 글을 쓰며 놓쳤던 부분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한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


그럼에도 악플은 여전히 아프다. 하지만 니체가 그랬던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악플은 나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도리어 내 글 솜씨를 연마하는 기회로 활용해보자.



p.s. 그런데 악플은 나를 죽이진 못해도 ‘실제로’ 누군가를 죽이기도 한다. 말과 글은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게 옳다.



Q. 여러분은 악플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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