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의 신비로운 이것은 칼을 겉모양을 따라 세로로 칼집을 넣는다. 그리고 손으로 양쪽을 잡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리며 벌린다. 그러면 노란색의 속살과 동그랗고 매끈한 커다란 씨앗이 모습을 드러낸다. 칼로 씨앗을 쿡 찍어 돌려 빼면 두 조각이 난 이것에는 크레이터가 생기고 마치 우리나라 표주박을 연상하게 한다. 초록색 껍질을 조심스럽게 벗겨내면 미끌미끌하고 매끈한 속살이 더욱 우아한 노란빛을 띤다. 이것을 잘라 한 조각 입에 넣으면 매끄러운 표면이 혀끝에 닿아 버터처럼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다이어트 때문에 먹기 시작한 이것은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아보카도다. 정말 좋아하는 과일이었다. 우리 집 식단에 자주 등장했던 식재료였다.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알게 되기 전까지 말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아보카도는 재배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낸다. 첫 번째, 수분 요구량이 많은 열매이다. 10㎢의 아보카도 농장을 운영하는데 하루에 1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 1000명이 하루 동안 쓰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칠레의 페토르카 지역의 경우 약 160㎢의 아보카도 경작지에서 총 160만 리터의 물을 필요로 한다. 사람 16000명이 하루 동안 쓰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두 번째, 산림이 파괴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아보카도 원산지는 멕시코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아보카도 수출국이다. 그곳에서는 아보카도 재배를 위해 소나무를 비롯해 산림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 그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기존의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다. 세 번째, 멕시토에서 마약 카르텔들이 아보카도 농사에 뛰어들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보카도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경작지를 마약 조직들이 빼앗고 있다. 지금도 많은 아보카도 농장의 소유주들의 이윤을 강제로 빼앗거나, 거부할 시 살해하며 착취를 일삼는다. 네 번째, 아보카도의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이다. 아보카도 1개가 유통과정을 거쳐 우리나라로 오기까지 약 420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이는 비슷한 무게의 바나나가 우리나라로 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5배에 달하는 양이다.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아보카도를 먹을 수가 없었다.
공정무역(fairtrade)은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 사이의 불공정한 무역을 개선하여 저개발 국가의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는 무역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무역으로 생산자의 건강한 노동 환경과 경제적 독립, 환경 보전 등을 중시하며 소비자에게 어떤 환경에서 생산한 제품인지 안내하여 장기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환경에도 이롭다. 아보카도뿐만이 아니라 커피, 초콜릿 콜탄, 설탕 등의 상품은 불공정함 속에서 우리에게 전달된다. 우리가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서로가 협동하고 연대한다면 강대국과 대기업들의 횡포에서 조금씩 공정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이다. 공정무역의 가치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세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내 주변에서 이웃, 국가, 세계로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 더 살기 좋은 지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