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부터 회화의 역사는 막을 내릴 것이다.”라고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드라로쉬는 말했다. 사진의 등장으로 화가들은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꼈다. 사진기는 그림보다 더 정확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예술가들은 사실적인 묘사를 포함한 전통적인 회화 기법에서 벗어나 색채, 질감, 빛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눈에 보이는 장면들을 더 자유롭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클로드 모네는 빛의 변화에 주목하여 같은 장소도 그림을 그릴 때의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색채가 달라지는 것을 그렸다. 그의 작품 “수련”연작이 그렇게 탄생하였다. ‘인상주의’의 시작이었다.
폴 세잔은 ‘대상을 묘사하는 것’으로는 사진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술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집어 보았다. 사진이 할 수 없는 것을 화폭에 그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것을 ‘표현 expression’이라고 본 것이다. 화가의 내면을 화폭에 담았다. ‘화가의 머릿속에서 재구성한 자연을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혁신적인 발상을 담은 그림들을 통해 사진이 따라올 수 없는 회화만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림의 가치는 화가가 표현한 것이어야 하며 이 확신이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렸다.
곧 AI예술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나 문학이 등장하고 그 예술성을 평가할 것이다. 최초의 작품이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창작품이다. 예술가 백남준은 사이버네틱스 예술보다 사이버네틱스 시대에 살게 될 인간을 위한 예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예술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라는 존재의 의미와 인류의 영원한 문제들을 고민할 인간을 위한 예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끊임없이 과학기술은 발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계속 인간일 것이다. 그리고 시대를 살고 있는 것 또한 인간이다. 인간을 위한 예술은 계속될 것이다. 인간이 인간임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