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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어 Mar 28. 2024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신가요

외로움이 나를……(루리작가 <메피스토>)

괴테의 <파우스트>로 잘 알려진 악마 메피스토텔레스는 파우스트와의 계약으로 끊임없이 파우스트를 시험에 들게 하여 영혼을 빼앗으려 한다. 파우스트는 지적탐구, 쾌락, 도덕적 갈등, 영적 성취 등을 경험한다. 인간사회를 비판하고 인간의 본질을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긴긴밤> 루리 작가의 <메피스토>는 신과 악마 메피스토가 인간을 두고 내기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구원받지 못한 메피스토는 개가 되어 인간 세상을 떠돌게 됩니다. 그리고 한 소녀를 만납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소녀는 외톨이입니다. 개의 모습을 한 악마 메피스토도 외톨이입니다.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짓궂은 일을 하며 떠돌아다닙니다. 소녀는 악마에게 “지옥은 어떤 곳”이냐고 묻습니다. 악마는 “가장 미워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평생을 지내”게 된다고 전합니다. 소녀는 “지옥에 가면 너는 네 모습 그대로, 나는 내 모습 그대로”라고 말합니다. 소녀는 “천국은 어떤 곳이냐”라고 묻습니다. 악마는 “가장 좋아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살게”될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소녀는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라고 말하는데요. 미워했던 존재는 자신이고, 좋아했던 존재는 상대라고 이야기하는 소녀의 말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세월이 흘러 소녀는 멍하니 있는 날이 많아집니다. 악마는 소녀에게 “제발 날 지우지 마”라고 전합니다. 떠돌이 개는 금지된 마법으로 소녀에게 “구겨진 기억을 되돌려” 줍니다. 그 기억에는 그들이 함께 했던 순간들이 “다시 써”서 남겨져 있었다고 밝힙니다. 악마는 소녀에게 “너는 지지않았”다고 말하는데요. 소녀의 새로 쓰인 기억이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소녀가 원하는 것은 친구였습니다. 악마 메피스토가 원하는 것도 친구였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우로사와 나오키 <몬스터>에서 연쇄 살인마 요한은 황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한 사람을 위해 괴물이 됩니다. 요한은 악마가 되어 스스로를 괴물에게 내어줍니다. 인정과 사랑에 목마른 인물을 다룬 <메피스토>와 <몬스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대인들은 외로움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바쁘게 살아갑니다. SNS에 나의 일상을 공유합니다. ‘좋아요 ‘하트에 우리는 어느 순간 집착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외롭고 인정과 사랑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이야기에서 처럼 메피스토를 소환하고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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