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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어 Mar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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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절망의 순간에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우리는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심연의 구렁텅이에 빠져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릴지 모릅니다. 그림책 속에 까치는 숲이 타버리고 날개를 잃습니다. 까치에게 손을 내민 이는 한쪽 눈을 다친 개입니다. 개는 “난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그래도 산다는 건 멋진 일이야!”라고 말하는데요. 여러분은 개의 이런 태도에 공감하시나요?


산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누군가는 길가에 가로수를 보고 이렇게 전합니다. “바람이 몹시도 불어 길가에 작은 나무들에 핀 새눈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햇살은 그 어떤 때보다도 따스하게 비추어줍니다. 겨우내 차가운 공기와 눈을 견디어 낸 그들을 다시 밀어 넣으려는 듯 차가운 요즘 날씨는 변덕쟁이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밝힙니다. “오늘 아침 제라늄에 작은 보물을 담은 보자기가 매달려 있어 너무 기뻤습니다. 분홍색 꽃망울이 달려있었거든요. 어느 순간 분홍색 꽃을 활짝 피겠지요. 기대되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다른 이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딸기를 먹습니다. 오물오물 먹는 작은 입이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며 연신 바쁘게 움직입니다. 동생은 그런 형보다 딸기에 집중하는 눈치입니다.”라고 전하는데요.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일상을 멋지게 만듭니다.


까치와 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까치는 한 쪽눈이 없는 개 대신 눈이 되어줍니다. 개는 날지 못하는 까치를 대신해서 까치를 등에 태우고 숲을 달립니다. 둘은 바람을 가르고 길을 달리며 자유로움과 삶의 즐거움을 나눕니다. 그런 그들에게 여우가 찾아옵니다. 여우는 까치에게 “나는 개보다 빨리 달릴 수 있어. 바람보다 빨리.”라고 말하는데요. 여러분은 여우의 이런 태도에 공감하시나요?



여우는 외로웠습니다. 까치와 개가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본 여우는 질투를 느낍니다. 여우는 그들을 지켜보며 “정말 특별해 보이더라.”라고 전하는데요. 여우는 그들 안으로 들어와 까치에게 속삭입니다. 질투는 시샘하고 미움을 싹트게 합니다. 그건 아마 외로움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요? 까치는 결국 여우를 따라나섭니다. 까치는 “드디어 내가 날고 있어. 진짜로 날고 있다고!” 라며 소리칩니다. 이런 까치의 태도에 공감하시나요?


마음이 아픕니다. 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까치는 왜 그런 걸까요? 개가 얼마나 잘해 줬는데….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다른 토론자분은 까치는 원래 모험심이 강한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다른 모험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라고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까치를 등에 태우고 달리던 여우는 사막 한가운데까지 갑니다. 여우는 까치에게 “이제 너와 개는 외로움이 뭔지 알게 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여우는 까치를 두고 가버립니다. 여러분은 이 장면을 어떻게 보셨나요?

개와 까치는 친구입니다. 여우도 친구가 갖고 싶었습니다. 간절한 여우의 바람이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든 건 아닐까요?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 옆에 남아있는 친구를 헤아려봅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여줍니다. 더 나이가 들어 황혼기에 접어들면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미칩니다. 공감과 소통을 즐겨찾기에 넣어야겠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저의 즐겨 찾는 친구입니다.

도서; 마거릿 와일드의 <여우>(마거릿 와일드 글, 론 브룩스 그림, 파랑새,  2012)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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