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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어 Jun 15. 2024

“어서, 가자.”

장욱진 화백의 <자화상>

무르익은 벼이삭에 까마귀들이 쉼 없이 오간다.

하늘은 높고 뭉게구름이 유유히 지나간다.

나는 옷을 차려입고 행여 올지도 모를 가족들을 맞으러 큰 길가로 나가본다.

동네 개가 혼자 가는 나를 위로하듯 쫓아온다.

벼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속삭인다.

“곧 가족들이 올 거야, 만나게 될 거야.”


이곳에 있는 동안 내 마음은 편안하고 기쁨으로 찰랑찰랑하다.

황금물결이 내 가슴에 무성하다.

식구들을 하루빨리 만나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서둘러 나아가본다.

“얘야, 어서 따라오너라.”

따라오는 개에게 길을 조른다.



#장욱진화백 #자화상 #유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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