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9일 / 황현산, '홍어와 근대주의'
...냉동 시설이 없던 옛날에도 어부들은 끊임없이 바닷물을 길어 생선에 붓는 방식 등으로 상당한 기간 그 선도를 유지할 줄 알았다. ... 더구나 홍어는 겨울에 잡는 물고기여서 열흘이나 보름 안에 부패할 수는 없다. ... 삭히느냐 마느냐는 먹는 사람의 일이었다... 나름대로 삶의 중심이었던 자리들이 도시의 변두리로 전락하는 것은 그다음 수순이다. 식민주의의 권력자들은 삶을 통제하기 전에 먼저 삶을 수치스러운 것으로 만든다. 물론 이 일은 도시 안에서도 일어나고 한 사람의 도시민 내부에서도 일어난다....
홍어회는 부패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발효의 효과를 이용하여 조리된 음식이다. 우리의 불투명한 내부는 우리 삶의 부끄러움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삶이 다른 삶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홍어와 근대주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