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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의지금 Feb 09. 2023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새로운 사랑이 어려운 분들께

상처로 인해 자기 방어가 강해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너무나 행복한 것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는 것 같다. 우리가 행복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도 필요한 것처럼 한 사람과의 행복이 둘 사이에 시선으로 자라났기 때문에 그 후에 치르는 아픈 감정 또한 혹독하게 느껴진다. 머물고 지나갔던 만남이 너무 많이 행복하고 좋았기에 이별 후 그 빈자리와 아픔도 커지게 된다. 연인도 곧 인간관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느꼈던 아픔은 상처가 될 수 있고, 상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별 후 사람 보는 눈은 키워지고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는 있지만 점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조금은 겁도 나고 누군가를 다시 한번 또 믿고 그 믿음 마음이 다시금 무너질까 봐 두렵고 조심스러워진다.




만남과 이별을 겪고 지금 상처가 아물지 않거나 혹은 또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 다가온 다음 사랑에 내 맘을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감추거나 조절하고 자기 방어가 강해진다면 자기 방어하는 동안의 나 스스로 그리고 새로운 상대가 지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렵기에 긴장하게 되고 긴장하면 겁이 나 스스로가 예민해져서 둘 사이에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거나 어색함을 주게 될 수 있다.


예전에 상담선생님과 얘기했을 때 또 상처받는 것이 너무 두렵다는 나의 말에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그 사람은 전혀 다른 도화지예요. 새로운 도화지에 얼룩하나 없는데 얼룩을 억지로 만들려 하진 말아요"


그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른 사람인 걸 인지하는데도 선뜻 다가가기 두려웠었다. 하지만 내가 준비되지 않은 마음을 다른 도화지인 상대에게 떠넘기면 안 되는 것 같다.

사랑에 용기 낼 때는 나 자신 또한 마음을 비우고 상대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채워질 수 있게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대단한 준비가 아닌 그저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 정도는 확보해야 시작하기에도 좋다. 나조차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 없이 상대를 받아들이면 불안과 두려움은 더더욱 커져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 용기 내지 못한다면 "나" 자신이 충분히 행복할 기회를 계속해서 빗나가게 될 수 도 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존재와 자리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좋은 방법이 있다.


일단은 급하게 선뜻 마음을 다 주거나 상대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려 하지 말고, 상대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 보자.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받아들이려고 이 사람을 내 사람을 만들고 내 안에 두려고 하면 "이 사람도 그러지 않을까" "내가 이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면 또 나 스스로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또 마음을 줬다가 나만 상처받는 게 아닐까" 하고 무턱대고 겁부터 나게 될 수 있다.


상대를 알려면 사계절은 봐야 한다는 말도 있다. 어쩌면 더 봐야 할 수 도 있다.

10년을 산 부부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고 하는데 새로운 상대의 모든 걸 담으려고 하는 건 모순이고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겁부터 먹지 않아도 된다.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의 행복에 더 집중해 보자.

상대를 대하는 마음만 거짓 아닌 진심이면 그걸로 우선은 다시 사랑하기에 충분하다.


상대를 사랑하는 나를 돌보고, 상대를 사랑하는 내 모습이 맘에 드는 나 자신을 사랑하면 사실 그렇게 상처받을까 두려워 자기 방어를 할 것도 아니게 된다.

내가 좋아서, 내가 상대를 사랑하는 나의 모습이 좋아서 사랑을 결정한 거일 테니 그런 나를 사랑하다 보면 자기 방어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나의 모든 마음과 행동은 현재 내 모습이 좋아서 하는 것일 테니.


사실 걱정의 근원은 상대방을 아직 온전히 잘 모르기에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보다 상대에게 빼앗겨 버린 나의 마음 때문에 또 상처받을까 봐 걱정하는 것일 확률이 더 높다. 그러니 이전에 상처는 내려두고, 지금 내 마음이 닿는 대로 내가 좋은 대로, 집중하고 그런 나의 모습을 더없이 많이 사랑해 보자.


그러면 혹여나 그 끝에 그 사람과 결과가 안 좋더라도, 다시금 상처받게 되더라도 나는 나 자신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사랑했고 나를 사랑하는 나의 모습은 상대가 없어져도 그대로 남아져 있으니 그 모습으로 누구든 좋은 사람이 그대에게 다시 오면 그 기회를 잡고 진실된 사랑을 하면 된다.


그렇다고 상대를 사랑하지 말고 그 상대를 사랑하는 내 모습만을 집중하고 사랑하라는 말과는 엄연히 다르다.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되, 과거의 상처에 두려움이 짙어진다면 우선 내 모습을 사랑해 보고 내가 사랑하는 그 순간, 그리고 그 마음을 온전히 내 마음에 들어서 내가 결정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 포인트다.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상대방에게 너무 자기 방어를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그 사람을 천천히 알아간다면 그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고 당신에게 꼭 맞는 사람이면 서로가 상처받지 않고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그게 아니었다 하더라도 난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고 내 모습에 후회가 없으니 또 다른 상처가 되기보다는 뜻깊은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사랑을 못하고 있다면, 그럴 수 있다. 충분히 이해된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만 알아두자.
자기 방어가 지나치게 강할수록 "좋은 사람"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을 열기 어렵고 상대방을 지금 당장 믿고 사랑하기 두렵다면 우선 상대를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사랑해 보자.

그리고 둘 사이의 사랑에서 내가 중점이 되어 상대 감정이 아닌, 내 감정을 더 높이 평가해야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상대가 주는 사랑에 걱정하고 겁나기보단, 지금 내가 상대를 사랑하는 내 마음에 감사하고 집중하고 그 모습을 사랑할 줄 아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 나의 존재가 나 스스로에게 크게 자리 잡히고 나의 가치가 더더욱 높아지면서 상대가 주는 가치 있는 사랑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더 가치 있게 있어야지~” 하는 여유로움으로 상대를 더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마음에 충실해지며 예쁜 마음을 진심으로 전해보자.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마음이 예쁘게 닿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될 것이다.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는 사랑을 너무 겁내서 피하고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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