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 말투, 행동, 시선등의 비언어적인 표현에도 신경을 쓴다. 표정이 좋으면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안 좋을 때면 '내가 말실수를 했나?' , '내 얘기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나?' , '무슨 말을 해야 되지?' 같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침묵의 시간이 생기면 얼른 다른 이야기를 꺼내 어색한 공기를 바꿔야 될 것 같아 횡설수설한 적도 있고, 말이 끊기면 안 될 것 같아 다른 이야깃거리를 생각하다 보니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못해 동문서답할 때도 있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줄 사람도 내 삶의 주인공도 나인데 그런 나를 외면한 채 타인에게만 맞추려고 했고 사람들에게 비칠 내 모습만 생각했다. 사람이 항상 좋은 모습만 보일 수는 없는데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했고 실수한 게 있을까 봐 대화를 되새김질했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커 육체적으로도 금방 피곤해졌다.
내 이런 모습들이 걱정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심리책을 읽어보니 예민해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됐다. 예민하다는 건 까칠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인정을 해야만 상황을 잘 견딜 수 있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피할 수 있기에 지금은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생각한 만큼 타인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고 말하는 사람인데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다 보니 그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 생각하기에도 바빠 타인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다는데 나 혼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잘하고 싶은 욕심에 나를 몰아세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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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주변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날까 봐 무서운 걸까?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들을 할까 봐 겁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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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한테 좋은 사람이 될 순 없는데 안 되는 걸 하려고 하니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이해 못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날 이해 못 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이 신경 쓰이는 게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내가 걱정하는 것들이 그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냥 책에서 알려준 대로 지금에 집중을 하고 생각을 멈추려고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생각을 바꿀 수도 없다. 상대방의 생각을 듣지 않는 이상 어떤지 알 수 없다. 혼자 오해하고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지인들과의 관계
인간관계는 두런두런 좋은 편이지만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먼저 다가갈 수도 있지만 내 마음을 어느 정도까지 털어놔야 될지 모르겠다. 내 부정적인 감정이 전달될까 봐 두렵고, 똑같은 이야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또 하는 내가 한심스러웠고, 날 예민하게 생각하는 게 싫었다.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없으면 괜찮은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내 속마음을 털어놓기 힘들었다.
이렇듯 진심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힘든 성격인 내가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친구가 생겨 기뻤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든데 그런 친구였고 멘토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든든했고 마음을 털어놓아도 될 정도로 믿음이 갔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잘 안 하는 나이지만 이 친구에게만큼은 연락을 자주 하고 싶었고 힘들 때면 제일 먼저 떠올랐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친구였다.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는 친구가 있어서 고마웠고 이 친구를 위해서는 모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걸 느꼈는지 언제부턴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난 내가 좋아하는 친구이고 그로 인해 생각이 바뀌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게 보여서 친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해 존중을 해줬다. 존중만 해주면 되는 건지 알았는데 그 친구는 아니었나 보다. 자기를 좋아하면 같이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다. 몇 번의 거절 끝에 서로에 의견을 존중해 주기로 했고 지금은 한 번씩 연락하는 사이가 됐다.
다른 친한 친구는 필요할 때 연락을 하다가 내가 부탁을 들어줄 수 없게 되니 연락이 끊겼고, 친한 동생도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연락을 안 하는 사이가 됐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고 나와 잘 지내자
나이가 드니 관계가 정리되는 게 느껴진다. 친구한테 거절하는 의사를 표현할 땐 너무 마음도 아프고 힘들지만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몇 안 되는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힘들어서 계속 우울해있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멀리하고 나 혼자의 방을 만들어서 갇혀있었을 텐데 지금은 나와 맞는 사람들이랑 만나려고 한다.
나를 좋아해 줄 사람들은 내 어떤 모습을 보더라도 날 믿어줄 것이고 어떠한 이유로 멀어질 사람은 다른 이유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 이걸 깨닫기 전까지는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지 못한 내가 잘 못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 관계는 복잡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없는 게 사람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됐다. 타인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며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두고 맞지 않는 사람들은 거리를 두고 어쩔 수 없이 만나야 되는 사람들은 형식을 두고 만나면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게 내 소중한 에너지를 쓰지 말고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쓰고 평생 함께 할 나 자신과 잘 지내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세상엔 나와 같은 예민한 사람들이 많고, 내가 나를 먼저 인정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내가 나를 인정을 못 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기를 원하면 안 된다. 내가 먼저 나를 인정해 주자.
세상엔 나처럼 타인의 눈치를 보는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못나서가 아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타인의 생각이고 내가 바꿀 수 없다. 내 생각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조금 더 단순해지면 된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쉬고 싶으면 쉬고 내 본능에 충실하면 된다. 중요하지 않고 날 힘들게 하는 말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되는 것이다.
여러 상황에 놓인 나를 힘들지 않게 하기위해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으니 인간관계가 조금은 편해졌다. 내 마음을 잡아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 있어 오늘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