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다
나는, 효율적인 사람이었다
“OO님은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시는군요.”
함께 프로젝트를 하던 팀원이 무심히 던진 그 말이
문득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며칠 전, 점심을 먹으러 나가던 길이었다.
매일 함께 점심을 먹는 멤버 중 한 명이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을 해왔다.
나는 먼저 나온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서 주문해 둘까요?”
늦는 분은 평소에도 메뉴 선택을 맡기는 편이었고,
우리가 자리를 먼저 잡고, 메뉴를 받아 미리 주문해 두면
점심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작은 제안이었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시간을 아껴야 했다.
늦게 나가면 자리가 없고,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은 네 명이 함께 식사했다.
세 명은 같은 메뉴, 한 명은 다른 메뉴를 선택했다.
식사 후에는 여느 때처럼 각자 계산을 해야 했고,
나는 메뉴가 다른 사람에게 조용히 말했다.
“앞쪽으로 가서 먼저 계산해 주세요.”
그러면 사장님께서 메뉴를 하나하나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까.
그렇게 말했을 뿐인데,
돌아온 대답은 예상치 못한 한 마디였다.
“정말…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시네요.”
그 말에 웃음이 났다.
그럴 수도 있겠다.
내 일상은 늘 시간과의 숨바꼭질이니까.
나는 엄마다.
일을 마치고,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서는
하루 중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아침 시간엔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업무시간엔 집중하고,
조금이라도 내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늘 분 단위로 움직인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들은
하루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용히 사라져 버린다.
일찍 일어났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은
그저 ‘덜 잔 하루’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을 배웠다.
어쩌면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누군가의 눈엔 내가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너도 아이 낳고 일해봐라.’
작은 농담처럼 스쳐 지나간 그 속마음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였다.
오늘, 나의 효율성(?)을 눈여겨본 팀원의 말 덕분에
나는 내 안의 또 다른 면모를 깨달았다.
나는, 효율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건, 워킹맘으로 살아내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