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싫어서, 비를 기다렸습니다.

오운완

by 글꽃J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눈을 떴습니다.

어제는 일부러 커튼을 조금 열어놓고 잠들었어요.

암막 커튼은 아침도 밤으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사니까요.

그 마법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아무런 핑계도 대지 말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어요.

눈을 뜨고, 옷을 입고, 러닝화를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미세먼지가 나쁨이라지만, 햇살과 이른 아침의 공기가 주는 상쾌함은 그 어떤 날보다 운동하기에 딱 좋은 아침이었어요.

사실, 오늘 이렇게 무작정 밖으로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었죠.

지난 월요일, 아침에 비 소식이 있었어요.

제가 일어났을 때는 흐리기만 할 뿐, 비는 오지 않고 있었거든요.

한번, 두번 창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지, 아닌지 살폈습니다.

운동을 갈까 말까 망설였어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지금 나갔다가 비 맞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만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10분, 20분이 지나도 비는 오지 않았어요.

40분쯤 지났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못 나가겠네.” 그제야 비를 핑계 삼아 운동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어요.

비 올까봐 운동을 못 간게 아니라, 사실은 운동하기 싫어 비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어젯밤 자기 전에는 굳게 다짐했습니다.

눈 뜨자마자 나가자!

그렇게 오늘은 밖으로 나가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과 아침 일찍 나와 운동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또 한번 생각했어요.

역시! 오늘 아침은 운동하기 딱 좋은 날이야.

어떤 일이든 미루지 않고, 오늘 시작한다면.

오늘이 시작하기 딱 좋은 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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