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날의 휴식
길었던 5월 연휴의 마지막 날.
집 정리를 마치고 늦은 오후 5시, 근처 하천변으로 운동을 하러 나섰다.
작년 이후 처음 해보는 러닝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오롯이 나를 위한 운동이었다.
운동을 하러 가기까지 나의 시험대는 두 곳이었다.
바로, 가장 넘기 힘들다는 집의 현관문턱.
그리고 운동하러 가는 외진 길(심지어 계단까지 있다)이 있었다.
큰 마음먹고 현관 문턱은 겨우 넘었다.
그러나 운동하러 가는 20여분의 길이 마음속 귀찮음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버스를 타고 가면 되잖아!’
왜 이제서야 이 생각이 났을까.
생각해 낸 스스로를 뿌듯해하면서도 왜 진작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며 아쉬워했다.
진작 알았다면 더 많이 운동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동안 운동을 못 한 핑계를 하나 더 만들어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났다.
버스로 두 정거장. 도착한 천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뛰고, 또 누군가는 운동기구에서 이리저리 몸을 돌리고 있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한다.
드디어 시작! 슬슬 다리를 움직여본다.
그러나 이내 걷뛰걷뛰.
마음과 다르게 몸은 걷다 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도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
오랜만에 움직여본 다리는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봄날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오늘부터 1일!
오늘은 스스로 러닝과 사귀기로 한 1일 차다.
다시 달리기를 마음먹고 실천한 1일이라 생각하니, 그 자체로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길었던 연휴의 마지막날을 아쉬워하며 나온 길이었지만,
그 공허한 마음이 뿌듯함과 설렘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운동을 마무리하며 걷는 순간 눈에 들어온 오리들.
오늘의 추억을 한층 더 예쁘게 만들어주는 아이들이었다.
물을 거슬러 어미를 따라 올라가는 귀여운 오리들이 정겨운 시간이었다.
오늘도 이렇게, 나만의 힐링 시간을 만들어냈다.
안녕, 연휴의 마지막 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