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릭 Aug 12. 2016

유치한 사랑의 노래 (12)

만나러 가는 길


어김없이 또 하루와 작별해야하는 시간.
오늘의 희열과 아쉬움 모두 꼭꼭 접어
내일의 서랍 속에 밀어두고서 거릴 나선다.
하루가 남긴 소박한 휴식이 달싹거리는 거리엔  
제각기 정해둔 안식처를 향하는 발걸음들의 물결이
점점 환해지는 쇼윈도 불빛에 반짝이며 넘실거리고
그 어디쯤 출렁이던 나의 걸음도 꿈꾸듯 네게로 간다.
떨치지 못한 고민들과 신기루 같은 희망들이
사소할지 모를 행복들과 또 그 만큼의 불행들이
물거품처럼 일어 거리에서 거리를 채우듯 흐르고
뒤섞여 풍겨오는 온갖 삶의 비릿한 냄새들 사이로
잠겨 흐르던 나는 어렴풋한 너의 향기를 더듬는다. 
어느새 물결은 모퉁이 돌아 새로운 물결과 만나고
다시 갈 길로 일렁이며 흩어지는 물결 너머 저만치 
꽃처럼 서있는 당신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유치한 사랑의 노래 (1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