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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릭 Dec 17. 2018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Finding Vivian Maier, 2013

천재 어쩌구하는 문구를 넣은 한국어포스터는 한심해서 영문판으로.


그녀는 유모였다.


엘리트 교육을 받은 소수의 여성, 혹은 최소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산층 출신이 아니고서 그 시대에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어렴풋이 자각했을 것이고, 그것을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투영하려 했던 것 같다. 아마도 사진은 그녀의 강한 자의식을 지탱하는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한편으론 그런 자의식은 타인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세상이 주는 아픔들로부터 견뎌내며, 또 그런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더욱 스스로에게 몰입했을 것이다. 그토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건 세상이 너무 두려웠기 때문일 수 있다. 경제적인 넉넉함도 무난한 인간관계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관계를 만들어 나아갈 유연함도 없었다. 그녀는 결국 사진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지 못했다.


영화 초반 이미 그녀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그려졌지만, 실제 그녀의 지인을 통해 듣게 되는 이야기들은 너무 아프다. 그녀가 느꼈을 분노와 외로움과 절망감들. 누군가 그녀의 세계를 이해해 줄 단 한 사람만 있었더라면. 그녀에 비하면 차라리 고흐는 행복했다.



# Misty - Erroll G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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