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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사랑의 노래 (8)

순례자

by 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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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뿐한 발걸음 따라
오랜 도시의 낡은 벽돌길 위로


갓 깨어난 나비의 날갯짓처럼
나풀거리는 고운 치맛자락이


맑게 갠 날 지저귀는 새처럼
나직이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물길 따라 반짝이는 물고기처럼
고갯짓에 넘실거리는 머릿결이


옛 기억 속에 잠들었던 거리에
잊혔던 향기와 빛깔들을 일깨워.


도시엔 온갖 전설들이 되살아나
깊이 간직한 비밀들을 소곤거리고


난 감춰진 성지의 순례자인 것처럼
또박또박 그대 발소리에 귀를 기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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