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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세계에 들어가다

나의 버킷리스트_최고의 맛을 찾는 것

by 글쟁이

맛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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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요리'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술을 즐기시는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안주를 만들 정도로 요리에 흥미를 붙이고 있다. 이전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 숨겨져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있어 '음식을 먹는다'라는 의미는 단순한 '식사',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진정한 맛을 느끼는 행위'이다. 나는 평소 음식을 먹을 때, 양념에 무슨 재료가 들어가고, 조리 방식은 어떻고, 맛있게 먹는 방법 등 다양한 생각을 하고 그 맛을 최대한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이 있다.


이런 나에게 행복한 순간이 찾아왔다. 바로 유명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나는 이 기회를 통해 평소 궁금했던 '캐비아'와 '트러플' 등 고급 식재료의 맛과 향,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수많은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새로운 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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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셰프들의 엄청난 테크닉이 들어간 다양한 요리를 하나씩 맛을 보며, 매 순간 충격이었다.


분명 식재료는 익숙한 식재료가 많은데 모두 처음 느껴보는 맛과 식감이었다. 단단하고, 질긴 식재료는 부드럽게, 반대로 부드러운 식재료에는 채소를 더해 아삭한 식감을 살리며 반전을 선사했다. 그리고 모든 음식에서 '산미'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요리사일수록 '산미'를 잘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맛을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데, 너무나 적절한 신맛이 요리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급 식재료인 캐비아와 트러플도 경험할 수 있었다. 내 주변에 캐비아를 먹어봤다고 하는 이들은 모두 '비리다'는 말을 해서 내심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캐비아를 맛보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나 캐비아 좋아하네?'


비리기보다는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부드러운 해산물과 함께 즐길 때 요리를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부린다.


트러플은 엄청난 향을 선보였다. 셰프가 테이블 위에서 트러플을 직접 슬라이스했는데, 그 순간부터 요리를 다 먹을 때까지 트러플의 은은한 향이 주변을 가득 채운다. 마치 '고급이란 이런 것이다'를 증명하듯 진하지만, 진하지 않은 독특한 매력의 향을 풍기며 자태를 뽐낸다.


또한 파인다이닝은 맛도 맛이지만, 훌륭한 서비스가 뒷받침된다. 레스토랑으로 입장하는 순간부터 식사가 끝나고 레스토랑을 떠나는 순간까지 '불편함'을 단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다. 심지어 예약 당시 알레르기나 못 먹는 식재료가 있는지 조사를 하는 부분에서 레스토랑에 도착하기 전부터 '손님'으로 대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부분에서 최상급의 식재료, 훌륭한 맛, 완벽한 서비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모두 즐기는 것이 진정한 파인다이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고의 맛을 경험하는 것


평소 '버킷리스트'를 잘 만들지 않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버킷리스트를 하나 가지게 되었다. 바로 최고의 맛을 경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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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다녀와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전 세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을 찾아보았다. 그중 '육식맨'이라는 유튜버가 다녀온 이탈리아 나폴리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콰트로 파씨(Quattro Passi)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 남부에서 유일하게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넓게 펼쳐진 지중해를 감상하며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레스토랑의 공간에서 주는 웅장한 분위기, 웨이터의 완벽한 서비스, 소믈리에의 기가 막힌 추천, 그리고 환상적인 테크닉으로 만들어지는 황홀한 맛까지 '맛'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경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아니 무조건 경험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곳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이자 클래식 메뉴인 토마토스파게티를 맛보고 싶다. 이탈리안 파인다이닝에서는 절대 조미료를 쓰지 않는데, 마치 치킨스톡을 100배 농축시킨 듯한 어마어마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나게 솟아났다.


또한 훌륭한 맛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가도 '누구와 함께 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파인다이닝을 경험하며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 재료와 맛, 역사적, 문화적인 스토리를 설명하며 맛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어떻게 보면 그것이 진정한 나의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라서 이렇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최고의 맛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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