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은 Aug 29. 2024

캠핑도 가치 소비 시대

캠핑 에세이


자본주의 사회는 명확하진 않지만 심리적으로 계층 구분이 존재한다.

상류층, 중산층, 저소득층.

비상류층이 상류층처럼 되고자 하는 욕구, 즉 과시의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계속 이어지고 있고

그것이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며 소비를 부채질한다. 

고급 외제차, 명품백은 상류층임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소비 물품이지만

각 분야에 따라 그 안에서도 계층을 구분 짓는 물품들이 존재한다.


캠핑장에 가면 거기에 온 캠퍼들을 스캔하게 되는데

텐트와 세팅된 물품들, 자동차를 통해 계층 구분이 이루어진다.

고급 텐트와 물품들로 세팅된 캠퍼의 사이트는 주변 캠퍼들의 눈길을 끌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순식간에 캠핑장에서 상류층이 된 캠퍼들은 자기 만족도 있겠지만 비교에서 오는 우월감이 행복을 더해준다.

또 일반적으로 비싼 캠핑장일수록 상류층 캠퍼들이 많은데 

그것은 비싼 캠핑장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시설 면에서도 월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나 갈 수 없는 캠핑장이라야 수준 있는 캠퍼들이 올 것이고,

 비슷한 수준의 캠퍼들과 함께 캠핑을 즐겨야 더 만족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노는 물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상류층으로 가는 길은 넘사벽이라 차선책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차선책은 위안이 될 수는 있지만 만족감을 주는 데 실패하고 자괴감에 빠져든다.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가슴앓이 한 대가라도 치르듯 결국 무리한 소비를 하고야 만다. 

이런저런 나름의 이유들을 들어 이걸 사도 괜찮다는 자기 합리화 작업에 착수한다.

다수가 알아주는 행복을 나도 느껴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소비의 즐거움을 위해서 말이다.


상류적 이미지를 선호하는 걸 속물이라 손가락질하면서도 

우리는 누구나 속물근성이 꿈틀대는 평범한 인간이다. 

욕먹어도 좋으니 나도 갖고 싶다 뭐 그런 거다. 

그래서 유행에 합류하고자 또는 특별하고 싶은 마음에 소비 행위를 한다.


그런데 요즘엔 MZ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생겼다. 

가격보다 가치를 생각하는 가치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은 물건이라도, 좀 비싸더라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SNS를 통해 이런 기업의 제품을 알려 팔아주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착한 기업이니 착한 소비로 보답하겠다는 돈쭐내기 문화이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비용 대비 혜택의 크기이다.

혜택에는 개인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이타적인 혜택도 있다. 

나의 소비가 나에게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속물근성을 가진 소비가 따라잡을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이 실려있다. 

자연을 좋아하는 캠퍼들이니 만큼 캠핑도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 발전을 위해 힘쓰는 기업, 올바른 기업 윤리로 운영되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그것이 당연한 소비가 되어야 한다. 

파타고니아가 그렇게 명품이 되었고 

캠핑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헬리녹스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이 되었다.

많은 아웃도어 제품들이 그런 윤리적인 가치를 최고로 여겨 물건을 만든다면 

분명 많은 캠퍼들이 가치 소비를 위해 지갑을 열어줄 것이다. 

기업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제품들이 명품이 되어 가치 있고 멋진 소비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캠핑장비는 개미지옥이긴 합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