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은 Sep 02. 2024

지역 경제를 살리는 캠핑

캠핑 에세이


산과 들, 바다 등 자연을 찾아 떠나는 캠핑.

전국 곳곳에 생겨나는 캠핑장 덕분에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많았나 새삼 깨닫게 된다.

주로 경기도 지역을 위주로 뱅뱅 돌지만

큰맘 먹고 충청도나 경상, 전라, 제주까지 떠나기도 한다.

분단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캠핑 영역은 좀 더 다채로웠을 것이다.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까지.

캠퍼들 중에는 가던 곳만 다니는 캠퍼들도 있지만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캠퍼들도 많다.

캠핑이라는 게 새로운 환경에서 하루 내 집 짓고 즐기는 거라서 

새로운 캠핑장은 새로운 기분을 선사해 준다.



이렇게 전국 곳곳으로 떠나는 캠핑이 지역 경제까지 살릴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캠핑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란

캠핑을 가게 될 때는 그 지역에 가서 장을 보고, 그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하나로 마트가 있고, 아니면 지역 시장이 있어서 장을 보는 즐거움이 색다르다.

경기도 안에서도 가평에 갈 때는 잣막걸리와 함께 어울리는 음식으로 장을 본다.

포천에서는 이동 갈비를, 춘천에서는 닭갈비를, 서해바다 쪽으로 가면 꽃게탕이나 조개구이,

동해바다로 가면 오징어와 회 등 다양한 수산물을 이용한 음식을 준비한다.

봉평에 가면 메밀요리, 괴산에 가면 재첩국, 횡성에선 한우를, 

그 지역에 가서 먹어야 맛있는 음식들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지역마다 술이 다양해서 지역 막걸리나 지역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게 좋은 줄은 알지만 장 볼 곳이 캠핑장과 너무 멀거나 

막상 갔는데 생각한 것과는 달리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우리도 동해안에 갔는데 회는 샀지만 그 흔한 오징어를 안 팔아 계획한 음식을 준비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동네에서도 파는 오징어가 속초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런 안 좋은 기억은 트라우마로 작용하여 그냥 집 주변에서 음식을 준비해 출발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캠핑장들이 지역에서 장보기를 추천하는 글이나 정보를 좀 올려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어디에서 장을 보면 좋고, 지역 맛집은 어디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음식을 해 먹는 것도 좋지만 맛집에 가서 음식을 포장해 오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어쨌든 캠핑을 가서 캠핑장 안에만 있을 게 아니라 시장이나 맛집을 둘러보는 기쁨도 즐겨보면 좋겠다.

아울러 주변 관광지나 산책 코스 같은 것도 캠핑장 정보와 함께 실어주면 캠핑이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지역에서 먹거리를 충당하기!라는 신념을 지키기 쉬운 캠핑은 보통 2박 이상의 캠핑에서다.

당장 먹을 것은 챙겨가지만 다른 먹거리는 장을 봐야만 한다.

마트에 가면 거기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충분한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다.

한번은 지역 맛집에 갔는데 문이 닫혀서 곤란했던 적이 있다. 

어쩌나 망설이다 하나로 마트에 들러 즉흥적으로 고른 식재료들로 근사한 한상을 차린 적이 있었다. 

양념 되지갈비 한 봉지, 밀키트 떡볶이 한 봉지, 새싹채소 한 팩과 맛살 한 팩을 구입했더니

맛있고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다.

돼지갈비를 굽고, 빨간 떡볶이를 끓이고, 새싹채소와 맛살을 넣은 샐러드를 준비했었는데

서로 너무 궁합이 잘 맞는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2만 원 정도로 이렇게 맛있고 푸짐한 한 끼를 만들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다.

맛집에 못 들러서 아쉬운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보다 더 잘 먹었다는 만족감이 차올랐다.





또 한번은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읍내로 나갔는데 조그마한 제육 칼국수집이 있었다.

제육과 칼국수의 조합이라~ 맛있을 수밖에 없는 조합 아닌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맛있다는 평도 제법 보인다.

제육 칼국수와 찐만두를 사서 커다란 웍에 끓이기 시작.

와! 음식점들이 다 조미료 쓰는 건 알겠는데, 조미료를 쓴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맛이 있을 수 있고

조미료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없는 집이 있다. 

근데 이 집은 어떤 조미료를 쓴 거지? 도대체? 이 맛의 비밀은 무엇인가 궁금해지는 그런 맛이었다. 

다음에도 이쪽으로 캠핑을 온다면 반드시 꼭 들러야 할 집으로 메모, 저장해 두었다.



또 읍내에 나간 김에 과일도 좀 사고, 카페에 들러 커피도 한 잔!

이런 소소한 즐거움도 캠핑의 일부분 아닌가!

절대 일부러 오게 되지 않는 지역 읍내 나들이. 소박한 맛집들.

캠퍼들에게도 지역 상권에도 서로 윈윈 하는 캠핑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캠핑을 준비하면서 일일이 알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니 캠핑장마다 캠장님의 자세한 관광, 맛집 정보나 쇼핑 정보를 알려주면 좋겠다. 

더군다나 오일장이 열리는 지역은 언제 장이 서는지, 장이 안 설 때는 어디서 장을 보면 좋은지 말이다. 

캠핑장 사장님들의 이런 친절한 정보가 

캠퍼들에게 도움이 되고, 캠핑장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남과 다르게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면 그 열의가 전해지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캠핑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지역 주민들도 이득을 보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당분간은 우리 캠퍼들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이번 주 캠핑장에 갈 땐 그 지역에 대해 연구해 보자. 





작가의 이전글 캠핑도 가치 소비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