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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Oct 17. 2024

맛있는 캠핑을 도와줄 조리 도구들

주물팬 4종의 대활약

밖에 나가서 먹는 밥은 김치만 있어도 맛있다.

그래서 소풍 가서 먹는 김밥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음식으로 자주 소환되곤 한다. 

음식점도 야외 테이블에서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데

아마 자연이 주는 마법 가루 같은 게 숨겨져 있기 때문인 듯하다. 

캠퍼들이 캠핑 음식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뭘 먹어도 맛있지만 더 근사하게 해 먹고픈 욕구가 있다. 

맨날 삼겹살만 구워 먹을 순 없으니 요것조것 다양한 메뉴를 고민할 수밖에.


그런데 요리가 제대로 성공을 거두고 비주얼까지 챙기고 싶다면 조리 도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가지고 다니는 조리도구는 주물 제품들이 많다.

주물 제품들은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음식을 오랜 시간 따뜻하게 지켜준다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멋스러워 보이고, 장작불 위에도 올릴 수 있어서 야생의 느낌까지 선사한다. 

상상해 보라. 장작불이 훨훨 타오르는 화로대 위에 늠름하게 올라앉은 주물팬의 자태.

강철부대 같은 강인함이 캠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떡갈비와 반건조 오징어 버터구이>
<야채부침개와 감자부침개>


내가 사용하는 첫 번째 주물팬은 27cm짜리 얕은 로지팬이다.

깊이가 낮아 구이용 요리에 적합하다.

부침개를 하거나 팬케이크, 만두 굽기, 달걀프라이 등 구이 요리를 맛있게 만들어준다.

열을 오래 간직할 수 있어서 부침개를 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은근한 열로 부침개 속까지 바삭하게 익힌 그 맛이란!



<갈치조림과 킬바사 커리>

                                              <짬뽕순두부만두전골과 유부어묵탕>

<두부스팸짜글이와 돼지김치찜>



그리고 26cm짜리 깊은 로지팬의 쓰임도 다양하다.

깊이가 5cm 정도 되어서 찌개나 스튜, 카레 같은 국물 요리에 적합하다.

로지팬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요리들은 더 깊은 맛을 선사해 주고 

쉽게 식지 않아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어묵탕, 짬뽕만두, 김치찜, 두부스팸짜글이~~~





여기에 좀 더 욕심을 낸다면 27cm짜리 그릴팬이다.

스테이크를 먹을 일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스테이크를 구울 때 사용해 주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보던 선명한 그릴 자국이 있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스테이크 옆으로 색색의 가니쉬를 곁들여 구우면 그 자체로 플레이팅 완성이다. 



<닭볶음탕, 쭈꾸미 주먹밥>
<곱도리탕, 차돌구절판>
<족발냉채, 회무침>


마지막으로 가마솥뚜껑이라 불리는 안성 주물팬이다.

사실 이거 하나면 모든 게 가능하다.

삼겹살 구이는 물론이요, 라면, 전골, 부침개, 탕, 볶음, 찜요리 등 다 가능하다.

유명한 닭볶음탕집들이 장작불 위에서 솥뚜껑에 보글보글 끓여내는 그 퍼포먼스를 해볼 수 있다.

김이 펄펄 나는 그 팬 위에 빨간 양념으로 끓여내는 닭볶음탕은 쌀쌀한 가을 캠핑을 더욱 멋지게 장식해 준다. 

심지어 이 팬은 플레이팅용으로 쓰기에도 아주 유용하다.

냉채족발이나 구절판, 회무침, 로제치킨 등을 세팅하면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모듬순대구이한판, 로제치킨, 양갈비구이>
<쟁반짜장, 무채보쌈>





여기에 하나 더!

아침 브런치용 4각 팬이다. 

이건 주물은 아니고 코팅팬인데 가볍게 쓰기 좋다.

널찍한 사각이라 식빵 4장 굽기 아주 딱이다. 

둥근 팬에 겨우 들어가는 식빵 두 장만 굽다가 

질서 정연하게 4장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왜 그리 흡족한 마음이 드는지...

식빵들도 편안해 보이고 내 마음도 즐겁고, 뭐 그렇다. 

조리도구가 주는 만족감이 즐거움으로 작용하는 경우다. 

게다가 4각 팬은 브런치 할 때 플레이팅용 접시로도 아주 안성맞춤이다.

계란프라이, 샐러드, 베이컨과 소시지, 구운 빵 등을 예쁘고 멋지게 올릴 수 있다. 

또 타코 같은 다양한 음식들을 플레이팅 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이렇게 멋과 맛을 챙겨주는 주물팬들은 약간의 관리가 필요하다.

캠퍼들 중에 관리를 잘 못하여 녹이 슬어버렸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관리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깨끗이 세척한 후에 불 위에 올려 물기를 말리고 은근한 불로 연기 날 때까지 달궈 준다.

그런 다음 키친타월을 이용하여 참기름이나 식용유로 얇게 코팅하듯 발라주면 끝이다. 

주물팬은 대를 이어서 쓸 정도로 튼튼하고 생명력이 긴 조리도구다.

하지만 소중히 잘 관리하지 않으면 몇 번 쓰고 버리게 되는 쓰레기가 된다. 

귀찮다고 그냥 넣어두지 말고 꼭 말려주고 기름칠해 주는 습관만 갖자.

그러면 쓸 때마다 우리에게 맛있는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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