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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Aug 29. 2024

편의시설이 좋아야 캠핑이 신난다!

캠핑 에세이



캠핑이 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뷰가 좋으면 신나고, 사이트 간격이 넓으면 신난다.

하지만 편의시설이 엉망이면 그 신남이 훅 줄어든다.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매점. 이것들이 깨끗하고 예쁘면 드나들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인테리어를 마친 새집에 살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른 것처럼 말이다. 

비록 1박 머무르는 공간이지만 하루 동안 내 집이니 집같이 편안하고 깨끗한 편의 시설은 캠퍼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래서 편의동이라 불리는 건물을 특이하고 멋스럽게 짓는 경우도 많다.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 지어 놓은 편의동은 캠퍼들에겐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빨간 지붕의 세모집, 잘 지은 전원주택 같은 편의동, 컬러풀한 컨테이너 박스로 조립해서 만든 편의동 등 

겉모습부터 시선 강탈 매력 발산이다.





더운 여름은 편의시설이 더 신경 쓰이는 계절이다.

샤워가 필수이기 때문인데, 샤워장의 모습은 다양하다.

대중목욕탕처럼 가림막 하나 없이 다 트여있는 샤워장이 있는데, 솔직히 이런 샤워장은 좀 불편하다.

내가 샤워하고 있는데 누군가 들어온다면 좀 서로 민망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나은 곳이 샤워 커튼이나 유리로 가림막을 해놓은 경우다.

어느 정도 캠퍼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것 같아 캠장님의 배려가 고맙게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개별 샤워실이다.

누가 들어올까 봐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샤워를 즐길 수 있어서 개별 샤워실이 있는 캠핑장을 

가장 선호한다.

요즘은 비용을 좀 더 추가하면 전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다. 

1박 2일 동안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나와 내 가족만이 쓸 수 있는 편의시설이다.


잘 만들어 놓은 편의시설에 냉난방까지 잘 되면 금상첨화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편의시설 이용 시 시원함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순간 기분이 확 좋아진다. 

얼마 전,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날 다녀온 캠핑장은 시설도 훌륭했지만 난방이 너무 잘 돼서 화장실 가는 게 매우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샤워실 파우더룸 바닥은 온돌처럼 따끈따끈~~ 

정말 그대로 눕고 싶은 심정이었다. 


또 텐트를 치는 동안 가족들이 잠깐 쉴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해 놓은 캠핑장들도 있다. 

간단히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며 추위와 더위를 피해 쉬는 공간이다. 

어린 아기들이 있는 캠퍼들에게 매우 유용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이밖에도 개수대에는 세제가 비치되어 있고, 1회용 수세미를 이용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

샤워실에 드라이기는 물론이고, 그 비싸다는 다이슨 제품을 갖다 놓은 캠핑장도 있었다. 

화장실에 핸드 워시는 기본이 되어가고 있고, 1회용 페이퍼 타월까지 설치해 놓았다. 

싱크대나 수전, 변기, 세면대, 타일 등은 저렴한 제품이 아닌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많아지기도 했다. 

거울, 조명, 화장실의 수건걸이 하나도 매우 특이한 것들이 많아서 인테리어에 무척 신경을 썼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기능만 다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기능을 넘어서 인테리어적인 요소를 많이 생각한 것 같다. 

덕분에 내 집 같은, 혹은 내 집보다 더 좋은 편의시설을 이용하며 캠퍼들은 즐거움을 느낀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지저분한 캠핑장에서 캠퍼들은 굳이 깨끗하게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설거지 후 음식물 쓰레기도 그냥 방치하고 나오거나 샤워 후 머리카락 정리 같은 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멋지고 깨끗하게 운영되는 캠핑장에서는 캠퍼들이 알아서 깨끗하게 사용하려고 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샤워를 하고 난 후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한다. 

자기도 모르게 매너 있는 캠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굳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깨끗이 사용해 주세요'라는 부탁의 안내 문구는 필요 없다. 

인테리어 자체가, 곳곳에 숨어있는 캠장님의 센스 있는 배려들이 캠퍼들을 매너 있게 만든다.


이래서 편의시설이 좋으면 캠핑이 신나는 것이다!



세모지붕이 예쁜 캠프우든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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