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은 내 등껍질
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진집이나 일러스트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만일 내 책이 에세이나 소설이라면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가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가슴에 남은 한 줄의 문장도 없다면 오색찬란한 표지와 디자인이 무슨 소용일까.
*나 혼자 읽고 끝낼 거라면 책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읽을 때 거슬리지 않을 만큼 내용을 수정하고 편집하면 된다. 내가 만족할 만큼의 노력을 쏟는다면 만족할 만한 책이 완성될 거다. 하지만 누군가와 내 과거를,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면 '이만하면 됐어' 싶은 글은 어딘가 찜찜하다. 나는 내 수고를 알지만 글을 읽는 자는 그런 거 알지 못한다. 돈을 낸 만큼 정보를 얻고 싶고 그만한 대가를 작가는 치러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지만, 정말 돈이 아까운 책을 만들었을까? 자문한다면 확답은 못하겠다. 다음 책은 확답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지-.
내 책 **<미국, 로망 깨기_교환학생 편>의 경우, 미국 교환학생 생활 중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했기에 일단 일기장 내용을 노트북에 옮겼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이것도 은근 시간을 잡아먹는다. 같은 자세로 몇 시간 타자를 치니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자세가 흐트러졌다.
* 나보다 훨씬 뛰어난 작가님들이 세상에 많이 계시지만 감히 내 이야기를 브런치에 써본다.
**작가의 개인 책 이야기를 계속하게 되어 죄송합니다만 경험을 예시로 하는 글이기에, 이해 부탁드려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급하게 쓴 말은 문장을 완성하며 한글에 옮겨 담았다. 이건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영어 단어는 옆에 스펠링을 덧붙였고, 명확하지 않은 사실은 자료 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외국인 친구에게 이 영어 문장이 문법적으로 맞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미국인 룸메이트 친구들에겐 너희 이야기를 책에 써도 되겠냐고 직접 메시지 보내며 허락을 받았다.
그럼에도 오타는 계속 생겼고, 오늘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문장이 다음날 보면 대공사 감이라 할 말을 잊기도 했다. 네이버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통해 맞춤법을 확인했고, 어렵지 않지만 화 와 닿는 단어를 찾기 위해 어학사전을 들락날락했다.
언니, 맞춤법은 혼자 고치시는 거예요?
혼자 고칠 수밖에 없어서 위에 서술한 대로 혼자만의 방식을 터득하게 되었다. 주로 네 가지 단계를 통해 내 글을 확인하는 편인데 이제부터 이야기해보려 한다.
글을 쓸 당시 노트북을 켜고 크롬을 누른다면 나는 이 화면을 가장 먼저 보았다(지금은 조금 다르지만). 매번 노트북을 켤 때마다 창을 추가하는 것이 귀찮아 아예 ***기본 설정으로 해놓았다. 일단 맞춤법을 확인할 수 있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간단하게 단어의 뜻을 찾아볼 수 있는 '네이버 국어사전'과 '영어사전', 그리고 글을 올리는 브런치와 블로그를 켜두었다.
이 창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크롬 '설정'에 들어가 맨 아래 페이지에 탭 설정에 원하는 창을 추가하고 저장하면 된다.
글을 쓰다 보면 "아까도 이렇게 문장을 끝마쳤던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두 번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해도 한 페이지에 같은 동사-서술어-가 네 번 이상 쓰인다면 그거 읽으면서 은근 거슬린다. 덕분에 나는 네이버 사전에 단어를 검색하여 그와 '관련 어휘'를 찾아보는 편이다. 같은 어감의 말이라도 쓰이는 한자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을 직접 찾아뵙는 열의를 보였다."
"함께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물어보며 영어 공부에 대한 적극적인 열정을 불태웠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급하게 적을 때는 모르지만 다시 읽어볼 때는 이왕이면 비슷하게 문장을 끝내더라도 다른 단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글을 쓰면서 문득 떠오른 단어는 있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 언뜻 느낌은 아는데 정확한 뜻은 모를 때 사전에 일단 쳐봤다. 그럴 때면 내 어휘력이 얼마나 달리는지 매번 깨달았다. '일사불란'처럼 아예 반대로 뜻을 알고 있을 때도 있었고, 단어 뒤에 붙는 서술어를 예문을 찾아 익히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가끔은 문학책에 쓰였던 문장이 통쨰로 예시에 나와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다 아름다운 문장이라 곱씹어 읽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초고를 완성했다면 이제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확인해볼 시간이다. 네이버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사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틀린 예시 문장을 곧잘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문장은 A가 맞다고 하는데 그 아래에 있는 문장은 B라고 말할 때, 그때는 '국립국어원'에 접속하자.
첫 째, "외래어 표기법"을 이용해서 영어의 한국어 표기법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Las Vegas'를 검색한다면 '라스베가스'가 아니라 '라스베이거스'가 알맞은 표기법이라고 국립국어원 사이트가 알려준다.
둘째, "표준국어대사전 찾기"에 검색해서 나온 단어만이 표준어다. 예를 들어 '오색찬란하다'가 표준어인지 궁금하다면 일단 검색. 검색해서 결과가 나왔다면 표준어, 검색 결과가 0건이라면 표준어가 아니란 뜻이다. 오른쪽 사진의 '펄쩍뛰다'와 같은 경우, '펄쩍'과 '뛰다'는 각기 검색이 가능하지만 '펄쩍뛰다'와 같이 붙여서 검색할 경우 표준어가 아니라고 사이트는 표시하고 있다. 이는 둘 사이의 띄어쓰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일일이 귀찮지만 일일이 검색해봐야 옳은 글을 쓸 수 있다.
이렇게 열심히 체크를 해도 오타는 나오고 띄어쓰기를 틀리고 맞춤법에 안 맞는 단어들이 발견된다. 이럴 때는 브런치 '맞춤법 검사'를 애용하자. 다른 검색 엔진과 사이트도 이용해봤지만 내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브런치가 가장 정확한 듯싶다. 가끔은 한컴보다 낫다. 한컴은 가끔 표준어에도 빨간 줄을 긋는 오류를 내는데, 브런치는 내가 완벽히 잘못 적은 단어를 다른 말로 바꾸려 하는 경우만 빼면 거의 완벽하다.
전문을 긁어서 브런치에 같아 붙이고, 맞춤법 검사를 누르는 것 만으로 알아서 오타를 고쳐준다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렇게 대충-절대 대충 같지 않지만- 초고 작업을 마쳤다면 다음은 목차를 나누고, 챕터 중간중간에 들어간 사진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뭔가 부족해 보이는 초고를 계속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완벽의 늪에 빠져 계속 수정만 고집하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글이 고치면 고칠수록 나아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 몰두하다 보면 1시간 동안 한 문단만 고치다 두통에 앓아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두통 앓을 시간도 없이 1인 5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다음 게시글 '오.' 책에 넣을 사진을 고화질로 수정, 스캔하는 방법을 들고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