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 마지막 날

그리고 북극홀 전시 <14인 14권>

by 글지마




<1인 출판>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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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수업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다가왔다기보다 이미 왔다. 어제 인쇄소에 넘겼던 파일이 똥, 하고 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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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인지. 신기해서 계속 쳐다봤다. 차마 비닐을 뜯는 게 아까워서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이게 내 책이 맞는지 의아함 뿐이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내 머릿속을 휘젓던 고민들이 한 방에 날아갔다.





진짜 책을 낼 수 있을까? 나 만족하자고 지금 이러고 있는 거는 아닐까? 이력서라도 어디 넣어볼까?




웹상에 이력서를 오픈해둔 탓에 종종 걸려오는 전화와 빨간 1이 말하는 구직 문자는 내 마음을 요란하게 했다. 마치 너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고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연락과 주변 환경 때문에 마음을 많이 다쳤었다. 물론 응원해주는 친구도 그만큼 힘이 돼주었지만.


그리고 당장은 고민보다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내 책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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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든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요런 책이 나왔네요. 이 사항은 다음에 좀 더 보안할 예정입니다."


모두가 약간 들떠 보였다.




"우리 책 모아 두고 다 같이 한 번만 사진 찍어요!"



누군가 던진 말에 모두가 옳다구나 책을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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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냐며, 제 자식을 자랑하듯 사람들이 사진을 계속 찍었다. 한 달, 혹은 그보다 많은 시간을 공들인 결과물이니 어찌 안 예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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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금손 작가님들이 선물해주신 엽서와 스티커



책을 다 나눠 받은 후에는 북극 서점 옆에 위치한 북극홀에서 3일간 이루어질 책 전시를 준비했다. 책을 받자마자 집에 가져가지도 못하고 내가 작가인데도 전시장에서 책을 봐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웠지만, 이런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책 위에 놓일 카드를 열심히 작성했다.









북극홀 <14인 14권>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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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무척 가까운 북극서점. 그래서 자주 갔던 독립서점. 들어가면 어쩐지 특별한 공간에 쏙 빠져드는 기분이 좋아 종종 들렸던 곳. 2016년,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만 해도 어색하게 인사하며 유리문을 열던 곳에서 이제 내 책이 포함된 전시가 열린다-이미 열렸지만-.


마치 이 지점에서 아르바이트만 3년 지속한 아르바이트생처럼 북극홀에 도착한 나는 가랜드를 붙이고 계신 사장님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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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빛이 북극홀에 놀러 왔다.


나는 서점 주인도 아닌데 유난히 이 손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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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다운 공간을 구경하느라 뒷전으로 했던 작품에 눈을 돌렸다. 일러스트 작가님들의 작품도 보였고, 손글씨가 유난히 예쁜 작가님들의 캘리그래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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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뽑아주신 엽서도 보였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할 걸. 무척 후회가 남는, 내 인생 첫 엽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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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책은 볼륨감을 보기 위해 144페이지로 뽑은 것에 비해, 결국 본문을 끝마치지 못해 뒷장의 30페이지 정도는 아무 내용이 없었다. 물론 전시 중에 내 지인도 다 읽지 않은 책을 완독 해주시는 분은 없으리라-그랬겠죠?- 괜히 그리 생각하며 난 쪽지를 하나 남겼다.



책 뒷페이지에 흔적을 남겨주세용 ;-) 펜은 가져가지 마시고욥!!



후에 책을 천천히 읽어보다 발견한 맨 뒷 장, 따스한 마음이 담긴 작가분들과 그들의 지인의 응원에 얼마나 가슴이 찡해졌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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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이루어진 3일 동안 텅 비어있던 공간에 관람객들의 메모가 가득 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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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근한 공간은 우리의 한 달을 예쁘게도 담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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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인도 다녀갔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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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우리의 고마운 분들로 북적였다.



이제야 내가 할 일을 찾은 기분.

돌아 돌아 이제야 도착했단 허탈감보단 안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가슴에 차올랐다.







흠. 이렇게 -따지고 보면- 제일 첫 번째 초판을 만들었던 이야기는 끝이 났네요. 사실 이 책은 제 역할 비중이 4할 밖에 없었다고 할까요.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겠네요 :-)


이것보다 3배 정도 힘든 이야기? 하핫. 엽서 샘플 뽑아본 것과 프리랜서라면 필수품인 명함 만들기, 크라우드 펀딩 진행하기, 인쇄서 안까지 쏙쏙 구경하기, 책 300부 뽑기 등이 남아있네요. 최근 소설 연재를 시작해서 뭔가 중압감이 느껴지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당.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독립출판에 관심 가져주시고 질문도 해주시는 것을 보며 나름 사명감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 덧붙입니다 :-)

요즘 제가 쓰고 있는 소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명인이 일제강점기에 산다면 벌어질 일을 담았달까요. 부족한 점 많지만 열심히 쓰는 중입니다.


https://blog.naver.com/madholicer/22133460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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