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펴보던 당신을 기억하기에
작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고,
가끔은 이것을 업으로 삼은
제 자신이 싫은 순간이 왕왕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힘을 내는 것은
책 낸다고 회사 관둔
나의 행동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던 당신이
내 책을 보던 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잊지 못한다.
마지못해 쫓아온 전시회에서
그래도 삐죽 나온 입을
채 숨기진 못했지만
마지못해 메모를 남겼지만
그래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라며
비록 나는 글지미가 아니라 글지마지만
허리 굽혀 펜을 들던 당신을 잊지 못한다.
나름 독립출판이 자리를 잡을 때 뛰어든
나와 달리
나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힘들고 빠듯했을 시간을
이미 지내본
독립서점 사장님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힘을 냈다.
치기 어리게 설치는 친구 하나를 보며
텃세를 부릴 수도 있겠건만
모두 같이 따뜻해서
나는 서점 손님이 아니라
고민 상담소를 들리는 환자의 마음으로
그 추운 겨울에도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나를 응원해주는 지인들과
이 길에 함께할 친구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으며
현재도 버티고 있다.
돈이 문제인지 사업 구조가 문제인지,
그도 아니면 내 자신의 나약함 때문인지,
책을 만드는 작가도 책 파는 서점 사장도
누구 하나 남는 게 없는데
자꾸 자신을 깎아
이곳에 남아 있는 서로서로가
귀하고 소중하고 애틋해서 견딜 수가 없다.
결국 홀로 외롭다 여겼던 싸움에
당신의 손과 메모와
겨울의 햇살보다 따스한 서점과
친구들의 한마디 때문에
위로 덕분에
오늘도 나는 힘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