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는 게 좀 짜증 날 뿐
"무슨 일 하세요?"
강제로 프리랜서인지라 딱히 무슨 일 한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 난 그럴 때 책 한 권 냈다고 입을 뗀다.
"잠시만요, 여기요. 저는 _입니다."
주머니가 가방을 뒤적이며 사람들은 명함을 꺼내 준다. 그 '_'에는 직함이 회사가 자신의 직업이 들어가곤 했다. 이에 대한 응답이 내 명함인 것을 알지만 멀뚱멀뚱 상대를 쳐다보고 있을 때가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저는 명함이 없어서."
명함보단 학생증이 익숙하던 시절, 나는 그렇게 얼버무렸다. 회사도 명함 받기 전에 나온지라 명함을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나에겐 거북하기도 했다. 나는 하는 일이 없는 걸. 내 명함 가져가서 뭐 하겠다고 명함을 달라고 하지? 그런 의문이 더 컸다.
하지만 북페어에 참여하며, 동종업계-라고 말하니까 뭔가 신기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늘어나니 나도 자연스럽게 명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명함 만들기 좋은 곳을 추천받았다.
1. 오프린트미
https://www.ohprint.me
올해 '명함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 이용했던 곳이다(티몬이었나). 전체적으로 인쇄 퀄리티가 좋다. 우리는 고품질로 뽑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가격에서). 덕분에 이벤트 이후로는 이용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 명함을 본 모든 이들이 참 예쁘다고 말했던 것을 보면 퀄리티는 확실하다.
2.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http://www.redprinting.co.kr/
내가 애정 하는 레드프린팅.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거라 예상하지만, 가격이 착하다. 그렇다고 인쇄 품질이 나쁘지도 않다.
3. 포스트링
http://www.postring.co.kr/
샘플 뽑아보기에 무척 좋다. 엽서의 경우, 40개의 사진을 1장씩 뽑아볼 수 있는 카테고리도 있다. 인쇄의 경우 같은 것을 여러 장 뽑는 것은 싸지만, 많은 종류를 한 장씩 뽑을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하나 우다닥 뽑는 것보단 여러 가지 한 장씩 뽑는 것이 손이 많이 가니까).
하지만 이곳은 그 수고를 해주셔도 가격을 참 착하게 받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 위에서 말한 가격이 착하다든가 퀄리티가 좋다는 말은 상대적인 비교입니다. 엽서 가격은 크기, 디자인, 후가공 등등 여러 요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 제 의견은 참고만 해주세요 :-)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이 존재한다. 내가 따로 생각해둔 명함 디자인이 없다면 템플릿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그래도 나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디자인해보기로 했다. 첫 시작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이왕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는 김에 명함도, 필명도 다 내 손을 거쳐갔으면 싶었다.
중간중간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써둔 노트가 있는데 너무 (바보 같이) 이상한 디자인이 많아서 공개하기엔 창피하니 완성된 명함 디자인만 올려본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명함을 깔끔해야 예쁘다. 디자인 요소가 많이 들어갈수록 시선이 분산되고, 이 작은 녀석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달까.
요즘에는 명함에 금박도 하고 투명으로 만들어 독창성이 돋보이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후가공을 거칠수록 깔끔한 것이 예쁘단 느낌이 든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명함이 배달 왔다.(이게 언제더라. 아마 2월쯤으로 기억한다.)
이때는 내 명함이 북페어에서 책보다 인기가 많을(?) 줄 몰라서 50장만 시켰는데 (아니 어떤 사람들은 명함 콜렉터처럼 부스마다 명함부터 빼가는 분들도 있었다!)데, 공짜일 때 많이 시킬 걸. 아주아주 후회 중이다.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신청했던 샘플북이 아주 요긴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종이 재질과 스티커 재단이 어떻게 되는지 샘플로 아주 잘 보여준 덕분에, 손가락으로 얼마나 문지르며 촉감을 확인했는지 모른다.
종이의 크기와 재질, 무게, 코팅의 종류까지 확인해보기엔 역시 샘플본이 딱이다.
명함은 생각보다 잘 뽑혀서 아주 감동적이었다. 명함 통도 마음에 들었고, 생각보다 두껍고 코팅이 예쁘게 된 덕분에 명함을 사람들에게 주기 벌써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내 첫 명함의 영광은 부모님께. 이 자식이 아예 주저앉았구나 싶었는지 명함을 받아 든 부모님 표정은 무척 안 좋았다.)
그 이후로 친구들만 만나면 명함이 나왔다면 나눠줬지만, 지금은 명함통이 비어갈수록 재주문에 대한 압박감을 느껴 웬만하면 명함을 안 주고 있다. (빨리 주문해야 하는데. 오프린트미는 너무 비싸다.)
엽서도 내용이 비슷한지라 같이 쓰고 싶었는데, 글이 길어져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엽서와 에코백을 어떻게 주문했는지에 관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