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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마 Oct 02. 2018

성격은 관계를 망치지 않는다







그대는 성격이 나쁜 걸까
아니면 배려가 없는 걸까





우리는 가끔 친구에게 내 지인을 소개하곤 한다, 물론 나쁜 의미로. 


"아니 걔가...!"


이런 은밀한 대화는 내 친구와 지인이 절대 일면식도 없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지는데, 대체로 속풀이와 화풀이를 다 쏟아낸 후에는 한숨처럼 이런 말을 내뱉는다. 


"그래도 애는 착한데."


그럴 때 나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매번 이렇게 답한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안 착한 사람 없다고. 만일 누군가 나에게 1) 성격이 좀 나쁘지만 말 잘 통하는 친구와 2) 착하긴 한데 가끔 배려가 없는 친구 중 양자택일을 하라면 무조건 1번을 고를 테다.


"걘 성격이 나빠서 정말 친구라곤 한 명도 없을 거야."


우린 주로 성격의 좋고 나쁨을 척도로 대인관계를 저울질한다. 성격이 나쁘니 친구가 적다. 성격이 좋으니 -내가 너에게 끌리는 것처럼- 인기가 많은 거다. 그러나 나는 성격은 꽤나 까탈스럽지만 주변 사람을 챙길 줄 아는 친구를 알고 있다. 또 참 착하지만 도저히 다시 연락하고 싶지 않은 이도 있다. 후자는 주로 나를 위한답시고 순수한 말을 내뱉는데 그 돌멩이를 서너 번 맞는 것만큼 기분 나쁜 일도 드물 것이다.






성격은 관계를 망치지 않는다.

다만 그대의 치졸한 배려가 그것을 망친다.


나는 -편협하다 할지 모르나- 성격이 개차반이라도 나를 배려해주는 친구가 좋다. 세상에 만인에게 좋은 사람은 없다. 내가 친구를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는 그를 싫어할 수 있다. 만인에게 좋은 사람이라니, 가능한 일인가? 그거야 말로 수상쩍다. 


배려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 입장에서 기꺼이 생각해보겠다는 마음의 연속. 그 매일의 다짐이 쌓이고 쌓여 결국 재채기처럼 저절로 튀어나오는 습관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나는 착하다는 미명 하에 남의 기분은 살피지 않고 순수한 돌멩이를 던지는 이보단, 꽤나 거칠고 누군가는 싫어할지라도 오늘의 나를 헤아려주는 이를 친구로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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