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립출판 이야기
10월 6일.
좋은 기회로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다. 오디오클립 <크래커스북>을 듣고 우리 작가 둘을 섭외해주신 김유정 매니저님께 감사드린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은 "다양한 계층 모든 연령대의 참여가 이뤄지며 홍대 앞 유/무형의 콘텐츠가 어우러져 열리는 독자중심의 책문화예술축제”이다.
조금은 창피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프로필 사진을 요구 받았다. 노련한 작가라면 평소에 자기소개 용으로 사용하던 사진을 보내면 끝날 일이건만 나는 마땅한 게 없었다. 임시방편으로 휴대폰을 열어 유럽 여행 중에 찍은 사진 하나를 보냈다.
독립출판 작가로 활동하면서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처리하는 순간이 온다. 스스로 명함을 팠고, 예체능 계열 친구들만 하는 건 줄 알았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가끔은 책의 보도자료도 pdf 파일로 작성하고 지금은 사진을 편집해서 마켓팅용 카드뉴스도 제작하고 있으니 독립출판이 1인 5역이라는 괜히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강연을 준비하는 일은 설레고 새로웠다. 지금까지 바쁘다며 미뤄두었던 내 창작활동을 돌이켜볼 기회였다.
“내가 1년 차 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맞아. 이게 참 고민이었어."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혼자 해결하는 문제 때문에 그때는 참 많이 끙끙 앓았다. 힘들어했던 시절을 되새기며 우리 강연에 와주실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하나 둘 정리해나갔다.
강연 당일.
책 샘플을 몇 권 챙겼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다른 작가님들도 책을 두툼하게 들고 오셨다. 오늘 강연이 매진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하지만 정말 다들 오실까. 귀한 주말 시간을 내어 우리 이야기를 듣게 위해 홍대까지 오실까, 그런 생각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강연 15분 전까지도 차지 않던 공간에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의자의 자리를 채우고 우리 소개가 담겨있는 플랫폼을 조용히 읽으셨다. 그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보면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이토록 많구나. 글을 쓰고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잠깐이지만 그 길에 일찍 들어선 내가 전해드릴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몽땅 털어서 다 알려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1시간 30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오늘 일부러 귀한 시간을 내서 와주신 분들께 내 경험담이 도움이 되었는지 진정 궁금했다.
QnA가 끝날 때마다 "질문에 답변이 되었을까요?"라고 어쭈어보지만 내심 불안했다.
다음에는 더욱 잘 해야지.
노련하게 준비해야지.
그런 생각을 품은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른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노들서가에서 작은 모임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소심한 작가를 믿어주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모든 노들서가의 매니저 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핼러윈 행사가 있는 그 어마어마한 날 강연을 듣기 위해 찾아와주신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하루 독립출판은 노들서가 인스타그램 계정 (@nodeul.book)을 통해서 신청 가능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