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2학기 시작. 나는 재미있지만 꽤나 과제로 스트레스 주는 art drawing 2 수업을 들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신학기를 맞이했다. 전 학기에 수업 후반에 갈수록 격려 어린 부담을 주는 교수님과, 잘 해야 된다는 나 나름의 오기 때문에 중압감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긴 얘기를 하기도 전에 돌아오는 말은, "그냥 해라. 아무 말 말고." 그래서 나는 반박을 했다. 한 2시간이 지났을까, 결국 결론은 수업을 듣는다로 났고, 나는 어느새 아트 수업을 듣고 있었다.
사실 미술 수업이 듣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미술 수업 동안 미국인 학생들 사이에 껴서 그 흐름에 끼어들려고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홀로 아웃사이더 모드라 칭하며 첫 드로잉 수업에 임했다.
저번 학기에 배웠던 Charcol 쓰는 법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한 톤의 파스텔만 써서 사물을 그리는 수업이었다. 이런 구도로 배열돼 있는 그림은 저번 학기에 질리도록 그려서인지 이번에는 그리기가 조금 수월했다.
하지만 저 반사되는 재질의 주전자가 날 얼마나 괴롭혔는지 모르겠다. 반사되는 것들은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굴곡되어 반사되어서, 아무리 내가 보고 있는 대로 그려도 이상하게 보이는 한계를 느끼고 말았다. 반사 재질의 물질은 아무리 그려도 아직도 감이 잘 잡히질 않는다.
그리고 꽤나 딱딱한 재질의 파스텔 스틱을 처음 써봐서 그런지, 그림에 원치 않은 스크래치들이 남아서 좀 속상했다. 흰색 파스텔을 미친 듯이 칠하거나 다른 색으로 덮어봐도 사라지질 않아서 그 선들은 마지막까지도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완성된 파스텔 정물화! 내가 파란색을 좋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그림은 보고 있으면 뭔가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지금 보니 꽤나 고칠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도 글처럼 계속 고치고 고쳐나가야 진정한 완성이 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