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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마 Jul 29. 2016

나도 이제 4학년

분노한 영어영문학 전공






    4학년 1학기 재학 예정 대학생.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왔을 뿐인데, 어느덧 한국에선 4학년이 되었고 내 3학년의 세월은 하늘로 증발했다.  해외를 갔다 온 영문과라면 무조건 듣는 얘기가 있다.

 미국 안 갔다 온 애들보단 네가 유리하지


미국 갔다 돌아오기 전까지도 나를 안심시키던 위안은, 더 이상 4학년이 된 나를 위로하지 못했다. 영문과라는 이유로 미국으로의 인턴은 생각도 하지 못한다. 굳이 영어 native인 자국민을 놔두고 영문과 전공 외국인을 뽑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영어가 좋아 시작한 공부인데, 영어권 국가에선 일자리 하자 구하질 못하는 현실이란.


영어 관련 일자리 뒤에 꼬리표처럼 붙는 "원어민" 수준과, 미국 인턴 자격 요건인 "상경, 예술 계열"이라는 단어들은 겨우 1년 교환학생을 갔다 온 나를 슬프게 만든다.


'미국에서 대학 졸업을 해야 했나, 다전공을 신청했어야 했을까'를 넘어 영문과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 지금의 상황이 되게 밉다. 대학에서 지낸 4년이 허송세월처럼 느껴지는 현재의 기분은 참 뭐 같다. 


그나마 남은 1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글을 써야 할지, 영어 공부를 할지,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따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이래서들 20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산다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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