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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마 Oct 28. 2015

3장 _ 오리엔테이션 기간-1

Aug. 19. 2015




Orientation Week! 


대학교 신입생이라면 응당 참여해야하는 오리엔테이션. 한국에서도 이미 해보았는데 이때는 왜 그리 설레고 두려워했는지 모르겠다. 국제 학생들과 말할 기회가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영어로 미리 생각해갈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아침 9시였던가, 중력이 내려앉은 몸을 겨우겨우 움직여 우리는 강당으로 향했다. 교실 앞에서는 시니어senior-학교 선배 느낌-들이 학생들을 대학생undergraduate student과 대학원생graduate student로 나눈 후 명찰과 종이 뭉텅이가 담긴 간이 가방을 나눠주고 있었다. 



책상에 착석한 후로 교탁 앞에 선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노력했지만, 영어가 귀를 빠져나갔다. 시니어들이 앞으로 나와 직접 준비한 공연 비슷한 것을 보여줄 때나 정신이 돌아왔던 것 같다. 서툴지만 열심히 준비한 고연은 무척 귀여웠다. 춤도 추면서 뭐라 개사한 노래를 부르는데 박수 치며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날은 내가 EIU에서 학생으로 지내기 위해 필요한 일처리를 하느라 무척 바빴지만 견딜만 했다. 왜냐하면 모든 일정의 끝에 가장 기다리던 시간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바로, 


월 마트 투어!


뭐 사지? 일 년 동안 지낼 기숙사에 채워 넣을 물건을 고민하는 순간은 언제나 즐겁다. 강인한 턱으로 나뭇가지를 나르는 비버처럼 공간을 꾸릴 생각에 마냥 신나 있었다. 월마트에서 쇼핑할 시간은 얼마 주어지진 않았지만 당장 필요한 필수품들 싹 쓸어 담곤 손 무겁게 기숙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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