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6.
나는 가끔 동생 방에 들어갈 때 입장료를 낸다. 회사에서 소식지를 쓰는 동생은 매월 창작의 고통을 겪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나에게 묻는다.
“언니, 이번 달은 뭐 쓰지? 2월 생각나는 거 있으면 말해봐. 없으면 나가고.”
이 말이 나오면 침대에서 유튜브 보며 놀고 있던 나는 슬슬 내 방으로 돌아간다. 창문이 2개라 웃풍이 드는 추운 내 방으로. 누군가는 그까짓 거 동생 도와주는 겸 같이 아이디어 좀 내면 되지 않느냐 할 테지만 나도 안 해본 건 아니다. 다만 3년간 지켜보니 뻔한 소재는 이미 바닥났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을 뿐이다.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말한 아이디어는 오늘도 까다로운 편집자님에게 다 튕겨 나간다. 쟤는 뭐가 안 되고 얘는 이게 별로고 괜찮다 싶으면 저번에 써서 안 된단다. 한참을 투덕거리다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2월 인사말만 생각하면 끝인데 뭐 없어?”
새해를 시작하는 1월, 따스한 봄이 시작되는 3월. 2월은 뭐가 좋을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 일도 아닌데 이렇게 머리를 싸매야 하느냐고 도망쳤다.
대부분의 사람이 신년을 맞아 1월에 결심한다. 다이어트, 책 읽기, 금연 등. 나도 올해에는 꾸준히 운동하겠다고 헬스장을 등록했다. 인터넷에서 초보는 일주일에 5일은 운동을 해야 그나마 3일을 한다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2월 말을 지나는 현재, 일주일에 2번을 갈까 말까 한다. 월요일은 피곤해서 못 해, 수요일은 약속이 있어, 금요일은 불타는 금요일이라 놀고 있으니 도대체 헬스장을 언제 갈까. 그래도 3개월을 끊었으니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3월부터 해야지.
개그맨 고명환의 책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인간은 지금 하고 싶지 않아서 결심한다. 결국 미루고 싶을 때 결심하는 것이다.
3월부터 시작하자는 결심은 남은 2월을 쉬려던 내 마음의 무게감을 덜어줄 핑계였을 뿐이다. 만약 나처럼 1월의 계획이 무너졌다면 이제는 미루지 말고, 그냥 시작하자. 1월과 3월에만 시작해야 하나?
아무튼, 2월도 시작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