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칙연산
글감이 없다고요? 그럼 글티슈를 뽑아보세요.
조르주 페렉의 책 <보통 이하의 것들> 서문에는 글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돌아보게 하는 문장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익숙한 것에 대해 질문해보자.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게 질문을 제기하지 않고, 익숙한 것 또한 우리에게 질문하지 않으며 딱히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지도 않다. 어떻게 '평범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어떻게 그것들을 더 잘 추적하고 수풀에서 끌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그것들을 끈끈하게 감싸고 있는 외피에서 떼어내고, 그것들에 하나의 의미, 하나의 언어를 부여할 수 있을까. 마침내 그 평범한 것들이 자신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여기는 것들에 질문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글, 나만의 글, 아니 글 자체를 쓰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질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보통의 삶에서 갑자기 궁금증이 생기기란 어려운 일이죠.
그러니까 "글감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손쉽게 티슈처럼 뽑아 쓸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한 장을 뽑으면 그다음 글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또 그다음 글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쌤이 준비한 글티슈 10장을 하나씩 뽑아보며 나만의 글을 시작해 보세요.
경험은 글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내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들이 곧 글감이 됩니다. 경험이라는 티슈를 뽑아볼까요?
오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문득 떠오르는 오늘의 한 장면이 있다면 적어보세요. 버스에서 봤던 노을? 커피를 마시면서 느꼈던 따스한 햇빛? 그 순간이 왜 기억에 남았을까요?
내가 최근에 했던 가장 뜻밖의 선택을 적어보세요. 평소엔 절대 안 먹던 매콤한 라면을 먹었나요? 주말에 산책하다가 안 가본 곳에 갔나요? 충동적으로 산 물건이 있나요? 그 순간의 감정을 적어보세요.
내가 최근에 웃음을 터트렸던 순간은? 반대로 슬픔에 잠겼던 순간을 적어보세요. 뭐든, 잠깐이라도 좋습니다. 감정의 변화가 있었던 때를 떠올려 보세요. 친구의 농담에 웃었다면, 그 농담이 왜 웃겼는지 적어보세요. 영상이나 글을 보고 슬펐다면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세요.
감정은 글을 더욱 생생하고 진솔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정은 그 자체로 강력한 글감이 됩니다. 이번엔 감정의 티슈를 뽑아볼까요?
요즘 내 마음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감정은 설렘인가요, 불안인가요, 아니면 피곤함일까요? 그 감정이 나를 어떻게 이끌고 있나요?
가장 최근에 눈물이 났던 순간이 있나요? 영화, 드라마, 책, 혹은 그저 지나가던 순간에 눈물이 났던 적 있다면 그때 내가 왜 울었는지, 그 눈물의 의미를 적어보세요.
요즘 내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작은 기쁨은 무엇인가요? 아침에 마시는 커피? 선풍기 바람? 매일 만나는 한 사람?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작은 기쁨들이 글로 풀어질 때 더욱 소중해집니다.
자신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가장 훌륭한 글쓰기 연습이 됩니다. 나에 대한 질문을 뽑으면,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이 시작됩니다. 이 질문의 티슈들을 뽑아보세요!
바닷가, 도서관, 혹은 조용한 카페일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서 느낀 평안함, 즐거움, 설렘. 그곳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적어보세요.
무언가에 집중할 때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와 대화할 때일까요? '나'라는 사람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은 두려움도 괜찮습니다. 혼자 있을 때, 높은 곳, 어두운 밤길, 미래에 대한 불안. 나를 두렵게 하는 것들이 나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대답을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왜 글을 쓰려는 마음이 생긴 걸까요? 누구를 위한 걸까요? 이 답은 글쓰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글티슈들은 여러분의 글쓰기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자신만의 글티슈를 만들어보는 차례입니다.
글티슈를 계속 뽑아내려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감정, 순간, 생각들을 잡아내려면 메모가 필수입니다. 매일 메모장에 적어보세요.
-오늘 아침에 느꼈던 기분 한 줄, 단어 하나
-지나가던 길에서 본 특별한 장면
-문득 떠오른 생각이나 아이디어
이런 작은 메모들이 글티슈로 이어지며, 나만의 글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메모들이 쌓일 때마다 글티슈 한 장 한 장이 풍부해집니다. 메모를 통해 나만의 글감을 계속 만들어보세요. 기록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가득 찬 티슈처럼 내 안에 글티슈도 든든하게 채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