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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쌤 Jan 17. 2023

내 몸에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기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이의철, 니들북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작업장이나 특정한 환경에 관련해 발생하는 질병을 발견하고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의 저자인 이의철 직업환경의학센터 센터장님을 만난 건 2년 전쯤, 대기업 직장인들의 ‘밥상’을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였다. 그때 내 몸은 지금보다 약 15킬로그램 정도가 더 나가는 상태였고, 늘 다이어트를 다짐하지만 실패하는 흔하디 흔한 ‘프로 다이어터’였다. 다이어트와 폭식, 요요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성인까지 나를 괴롭히면서 항상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당시 센터장님은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를 권유하고, 채식을 강조하는 의사들과는 조금 다른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자연식물식을 지나치게 원칙적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반드시 ~해야 한다’ 거나 ‘절대 ~하면 안 된다’라는 게 없었다. 책 제목처럼 ‘조금씩, 천천히’가 포인트였던 것.


그는 실제로 성인병 환자들의 치료 수단을 찾다가 자연식물식을 접하고 자신이 몸소 실천하면서 자연식물식 책을 썼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10년간 직접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몸의 변화를 보여준 것이다. 그렇게 몸이 변화하는 걸 느끼면서도 무작정 채소만 먹으라거나 살을 빼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 이유는 그 어떤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 몸을 위한 고민’이기 때문이다. 몸이 바뀌기 시작하면 결국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질문이 바뀌게 되어있다.


인터뷰에서는 아무래도 ‘밥상’이 주제이다 보니 실천적인 질문을 많이 해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자연식물식 메뉴라던가 방법을 물어봤다. 그런데 책 속에는 기본적인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 관한 자세한 기초 상식부터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 빈혈, 식곤증에 이르는 만성질환, 자연식물식 실천과 장보기와 외식 팁 등등 굉장히 상세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내 몸에서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을 때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목차를 보고 그 부분만 읽어도 웬만한 네이버 검색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러 만성질환 가능성과 미용을 목적으로 체중 감량을  지금도 나는 여전히 폭식이나 요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책에서 권유하는 대로 완벽한 자연식물식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음식이 바뀌면 지구도 바뀐다고까지 말하는 센터장님의 말을 굳게 믿고 경각심을 다져보려 한다. 음식이  나고, 내가  자연이라는 생각으로 내일은 양배추를 볶지 말고 쪄먹어야지 다짐한다. (이렇게 글을 쓴 뒤 알아보니 양배추는 물에 담가 삶는 것보다는 증기에 쪄먹거나 살짝 볶아 먹는 게 좋다고 한다. 조리 시간은 5분 이내로 해야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고!)


 끼니를 기준으로 원칙을 적용하지 말고 하루나 1주일 단위로 기준을 적용하면 자연식물식을   유연하게 실천할  있다. 지금 당장 무엇을 먹느냐보다 원칙을 고수하려는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조절  반드시 기억해야  것은 ‘체중은 살찌는 음식을 먹을 때만 늘어난다 사실이다. 살찌는 음식은 무엇인가? 살찌는 음식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동물성 단백질(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이다. 그렇다면  먹어야 할까? (가능한  현미밥)이나 녹말 식품(각종 곡식, 감자, 고구마, 옥수수 ), 그리고 채소, 과일, 약간의 콩류  견과류를 먹으면 된다.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가능한  배제하고, 식용유, 설탕, 식물성 고기나 치즈 같은 식물성 가공식품을 배제하거나 최소한으로만 사용한다. 그리고 모든 음식을 1~2mm 크기가  때까지 잘근잘근 씹은 다음 삼키고, 식사 중이나 후에 액체류를 최대한 적게 섭취한다. 양에 대한 제한은 없으며 오히려 본인의 활동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려 애써야 한다. (…) , 여기 제안하는 방법은 철저한 원칙에 입각한 방법이기보다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게 실천할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미리 밝힌다.

졸린 것과 피곤한 것을 구분하는 일도 중요하다. 피곤하면 쉬는 것이고, 졸리면 자는 것이다.

음식은 정서적인 상태와 관련이 크다. 자신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식단 두성이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면, 건강한 식사법의 원칙을 되뇌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있다. (…) 누군가가 권하는 건강한 식사법이나 다이어트를 무턱대고 따라 하기 전에 자신의 심신 상태를 먼저 관찰하고,  식단에 변화를 주려고 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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