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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쌤 Mar 07. 2023

책 속의 돈 선생님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이상건, 알에이치코리아RHK



지나치게 뾰족한 말은 없지만 조근조근 돈에 관한 촌철살인 문장이 가득한 책.


난 어렸을 때 돈에 관해 말하는 걸 꺼렸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대놓고 돈 좋아한다는 사람도 없었고, 돈을 아끼라는 말 빼고 돈에 관해 설명해 주고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서 돈을 운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나도 관심이 전혀 없었다. 그저 돈은 필요한 만큼 있으면 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나 같이 물욕 많은 인간이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주변 환경이나 개인적인 취향ㅡ뭐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좋아하는 티를 내면 속물처럼 보일까 봐 돈이라는 걸 굳이 가까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돈을 더 막대했다.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자마자 카드를 만들어 쓰고 다녔다. 적금이니 투자니 하는 말들은 내게 뜬구름 잡는 얘기 같았고, 돈이 얼마나 중요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이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돈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했을 때 돈 선배나 돈 선생님이 더욱 절실했다. 그렇게 찾아 헤맨 책 중에서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은 나온 지 꽤 된 책이지만, 나같이 돈을 가까이해 본 적 없는 자본주의 초보자에게 태도부터 실전까지 가르쳐준다. 이미 돈과 가까운 이들에게도 좀 더 완성된 개념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돈에 관한 태도를 바꾼다는 건 내 삶의 큰 비전을 바꿔주는 일이라는 걸 이 책을 읽고 더 확실히 알았다. 무조건 ‘부자들을 쫓아 그들처럼 살아라’ 라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삶의 태도에 관해 고민하라는 메시지가 나에겐 울림이었다.


재테크 관련 기자로 일하던 작가가 이 세상 부자들을 ‘위대한 철학가’로 칭하기까지 그 또한 책을 통해 수많은 돈 선배들을 만나온 것이 흥미롭다. 돈, 경제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공통적인 한 가지. 책을 통해 만나는 세상과 사람이 나를 바꾼다. 현실 속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면 정말 행운이겠지만, 성공하는 이들은 책 속에서 지금 당장 만나기 힘든 새로운 세상과 사람을 만나면서 힘을 키운다. 그 힘은 결코 대체될 수 없다. 나도 나만의 도서관을 채워가고 싶은 욕심이 든다.


일류 투자가들은 인생을 학습 과정으로 바라본다. 성공도 실패도 학습의 과정일 뿐이다. 인생에 완성형이 없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실수나 실패 가능성을 늘 열어 놓는다.

학습의 시작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흉내 내면서 시작된다.

나는 위대한 투자가들은 위대한 사상가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때도 변명 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다.

돈이 필요하다면 다른 것보다 돈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을 먼저 할애해야 한다. 업무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면 업무 관련 서적을 읽고, 그 업무에 밝은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맨 앞자리에 배치해야 한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관심에 투자하라. 필요한 것만 하다 보면 인생이 재미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필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 아니면 ‘관심’에 무게를 두느냐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빅터 프랭클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삶과 책임의 원리를 분석했다. 나는 그 원리가 투자의 세계에서도 유효하다고 믿는다. “인생에 있어서 우리는 상황마다 도전을 받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생의 의의에 관한 문제는 사실상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궁극적으로 사람은 인생의 의의가 무엇인가를 묻지 말고 오히려 질문을 받을 대상이 다른 아닌 자기 자신이란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은 각자가 인생으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인생에게 주는 유일한 해답은 자기 인생에 책임감을 느끼는 일이다. 인생에 대해서 사람은 책임감을 갖고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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