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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쌤 Oct 16. 2023

딱딱하게 굳은 나의 뇌에게 선물하는 “말”마사지

당신에겐 어떤 단어가 머릿속을 두드리나요?

사랑,


이라고 말했을 때,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누군가는 평화로운 노을을 떠올릴 수도 있고, 셀카를 찍는 한 커플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테고, 말싸움하는 중년 부부를 떠올리거나, 신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달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스마트폰, 구름 등등 이 맥락 없는 단어 사이에는 어떤 모습이 피어오를까요?


아마 대부분은 달리는 모습, 카페, 침대 위 내 모습, 하늘을 떠올릴 거예요.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 뇌는 실제 경험에 기반하여 작동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뇌는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거나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느라 한 자세로 고정되어 버린 내 척추처럼 말이죠. 

단어에 담긴 경험치에 기대어 또 다른 상상을 막아버리는 거예요.


그럼에도 유독 내 머릿속을 두드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아주 쓸데없지만 경이로운 생각들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

생각을 비집고 들어가 나조차도 몰랐던 상상의 땅에 안착하는 단어죠.


그 단어는 물음표라는 멋진 씨앗으로 발아합니다.

그리고 아주 다채로운 모습으로 자라나게 되죠.

때론 음악으로, 글귀로, 이전에 없던 아이디어로.




그렇다면 씨앗이 되어 주는 단어들은 대체 무엇일까요?


저는 10년 동안 거의 매일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치원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수많은 아이들이 저와 이야기를 만들고, 동시를 쓰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했어요.


그러면서 늘 고민했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을 두드릴 ‘말’에 관해서요.

내가 던지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그들의 생각이 달라지는 모습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짜릿한 경험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 안에는 정말 많은 질문과 답들이 쌓였습니다. 

그 수많은 대화 속에서 모인 단어들은 도리어 저 자신에게 멋진 거름이 되었죠.


“[     ]가 뭐예요?”


제가 어떤 말을 건넸을 때, 이 질문을 받는다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뜻이에요.

순간 그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아주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예요.


머릿속에서는 단어를 향한 끊임없는 물음표가 솟아날 테고, 

물음표는 씨앗에서 막 돋아나기 시작한 새싹처럼 어떤 식물이 될지, 열매가 될지 모른 채 

끝없이 뻗어나갑니다. 

저는 그 씨앗을 터트리기 위해 질문하는 사람이고 

그러므로 제일 먼저 아이들이 궁금해할 단어를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집중하는 순간을 잘 포착해서 질문을 이어나가고 

끊임없이 물음표에 물을 주며 키워내준다면 그날의 스토리텔링은 성공적입니다.




제 입에서 아이들에게 가 닿았을 단어들.

아이들이 제게 무심코 뱉었을 때 눈이 번쩍 뜨였던 입말들.

때로는 비바람처럼 때로는 햇살처럼 오고 가던 순간들.


이 모든 것을 ‘사전’이라는 시간 속으로 모을 예정이에요.


단어 하나하나에 본래의 뜻을 가지고 있어도,

누군가의 머릿속에 닿았을 때 얼마나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는지… 

그 놀라움을 느껴보시기 바랄게요.


당신에겐 어떤 단어가 머릿속을 두드리나요?


당신에겐 어떤 '말'이 필요한가요?


우리 모두를 위한 말모음을 지금부터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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