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쓸어가도, 좋을 마음

by 문수인


우르르 쾅쾅

두두둥


천둥이

발자국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하늘은 찢어지며

울부짖을 때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두 개 들고

밖으로 나갔다


쏴아아


당신은

세차게 내리는 비에

거침없이 뛰어든다


큰 우산을 펼쳐 들고

씌어주려 했던 나를

뒤로 둔 채


이미 앞서가며

옷에 달린 모자를

툭 눌러쓴다


비가 쓸어가도

좋을 당신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끊임없이 떨어지는

빗줄기 속에서

눈물이 새는 듯한

뒷모습을 보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선다






keyword